"아르헨 디폴트는 개별이슈…증시영향 제한적"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단기 국내·외 시장 조정은 불가피할지라도 영향력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뒀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채무협상이 결렬돼 아르헨티나의 디폴트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SD' 등급으로 강등했다. 'SD'는 선택적 디폴트로 채무 일부를 상환하지 못한 경우 부여된다.

아르헨티나가 2001년 이후 13년 만에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지만 이는 '개별적 이슈'로 영향력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들이 제기됐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투심 악화를 불러올 만한 이슈"라면서도 "전 유럽적인 사항이라기 보다는 개별 사안에 국한돼있어 향후 수습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디폴트는 미국계 헤지펀드 채권단과 원리금 15억 달러에 대한 채무 상환 협상이 결렬된 데서 비롯됐다. 2001년 당시 디폴트로 인해 이어진 두 차례의 채무조정 과정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못한 것이 소송으로 번졌고 이어 지급 예정 기한이 도래한 것.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선언은 과거와 달리 정부가 빚을 갚을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폴트를 선언했다는 점이 주목된다"며 "7월말 현재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고가 305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계 채권단이 요구한 15억 달러는 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채무불이행이 경제 전체에 대한 디폴트가 아닌 미국 헤지펀드에 대한 채무라는 점도 눈여겨 볼 점"이라며 "소규모 디폴트이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은행권이 대안을 제시하는 등 협상 여지는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전일 미국 증시가 급락한 것도 아르헨티나 디폴트 우려 때문만이 아니라 그동안의 차익실현 욕구와 상당히 맞닿아 있는 현상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계속할 만큼 이미 오를 대로 올라 있었다"며 "전일 미국 뉴욕증시가 2% 내외로 하락한 것은 아르헨티나 뿐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이번 이벤트를 기회삼은 차익실현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그동안 국내 증시를 상승세로 이끌었던 외인 순매수 기조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급등한 코스피가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단기적인 하락에 그칠 전망"이라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르헨티나 불안을 기회로 국내 주식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7월 외인 매수세가 이어진 것은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 외국인들이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국내 증시에서의 외인 매수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일 오전 9시5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03포인트(0.29%) 내린 2070.09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05억원, 831억원 상당 주식을 순매수 중이며 개인은 117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