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 1잔 5000원… 커피빈, 2년만에 또 가격 인상

커피빈이 커피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커피 전문점 업계의 연쇄 가격 인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서민 물가의 바로미터 격인 커피 가격이 또 다시 오르면서 점심값 보다 커피 값이 비싼 현상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커피빈은 이날 전 제품 가격을 200~300원씩 인상했다. 2012년 7월 이후 2년만의 가격 인상이다. 아메리카노(레귤러) 가격은 4800원에서 5000원으로 4.1% 올렸고, 모카아이스 블렌디드(스몰)도 5600원에서 5800원으로 3.5% 인상했다. 카라멜라떼(스몰) 가격도 5900원에서 6200원으로 5% 더 받는다. 커피빈은 우유값과 건물 임대료, 임금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가격인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각은 다르다. 회사원 이충현 씨는 "서울 시청 인근에서는 점심시간 때 커피 한 잔 마시려면 커피전문점에서 10~20분씩 기다려야 할 정도"라며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데도 또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고객 주머니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정선혜 씨도 "커피의 실제 원가 부담이 얼마나 인상됐는지 모르지만 아메리카노 한잔에 5000원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커피빈이 수익성 증가에만 몰입해 가격인상에 나섰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커피빈의 연간 매출 규모는 △2011년 1375억원 △2012년 1378억원 △2013년 1432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107억원에서 2012년 52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89억원으로 다시 급증하는 모습이다. 2012년 13억원 적자였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49억원으로 확실하게 흑자 전환했다.

일부에서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 증가분이 과연 커피 가격을 이처럼 올려야 할 정도로 부담이 됐느냐에 대한 의문도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 같은 고정비용은 커피 원가의 40~50% 정도지만 가격 인상의 절대적 이유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커피빈은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늘고 있고, 사업도 급격히 확장하고 있어 고정비용 증가분을 가격 인상으로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지나쳐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임대료 증가분보다 매출이나 순이익 증가분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커피 전문점들이 2년에 한번씩은 으레 커피 가격을 올려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별한 이유 없이 때만 되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커피전문점 업계는 2012년에도 커피빈(7월) 가격 인상에 이어 투썸플레이스(8월)와 할리스커피(9월), 엔제리너스(10월) 등이 줄줄이 가격을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