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오르자 펀드 환매.."좀더 기다리지"

중국 증시가 경제 지표 호조를 타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으로 증시가 일시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연내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185.3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0.74% 빠졌지만 2주 전보다 6.1% 오른 수치다. 본토 증시 상승세에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5.55%, 6.59%가 상승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상승 배경으로는 제조업 지표 회복이 꼽힌다. 지난달 발표된 중국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7.5%로 시장 예상치를 웃돈 데 이어 7월 중국 HSBC 제조업 PMI 확정치도 51.7로 전월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했다. 18개월래 최고치다.

지난 4월부터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제 혜택 확대, 중소형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미니 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증시가 오르자 중국 펀드 투자자들은 서둘러 수익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이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간(30일 기준)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2294억원이 순유출됐다. 연내 월별로는 최고치다. 올해 총 유출된 자금은 1조1151억원. 지난해 2조4023억원과 비교하면 아직 적은 수준이지만 증시가 추가 상승하면 자금 이탈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금융 정책, 부동산 정책 완화 등으로 연내 중국 증시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말한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오는 10월 시행되는 '중국-홍콩 주식 직접 거래 허용 정책(후강퉁 제도)'이다. 그동안 외국인이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적격기관투자가(QFII) 등 자격을 부여받아야 했지만 후강퉁 제도가 시행되면 홍콩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중국 투자자가 중국 상하이거래소를 통해 홍콩 주식을 사는 것도 가능하다.

한정숙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는 종목은 총 86개인데 이 중 30개는 홍콩 가격이 더 비싸고 약 50개 종목은 본토가 더 비싸다"며 "후강퉁 제도가 시행되면 외국인 투자기회가 늘어나고 주가 형평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도 정부 정책을 완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정보업체 소우펀홀딩스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100대 도시 신규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81% 떨어졌다.

김대준 LIG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부동산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달 말에 발표되는 10대 도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지 않는다면 소폭 약세는 오히려 정책 완화 기대감을 부추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2년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저항선은 2400포인트 중반이었다"라며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지속되면 연말까지 2400선 회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 연구원도 "경기가 호전되고 있고 금융 산업 부양 정책도 지속되고 있어 2300선까지는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