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표기업 2Q 성적표 보니… 수익성 악화 '심각'

국내 대표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가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산업을 이끄는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이익이 나빠졌지만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이는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위기에도 버티고 있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실적이 더 많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결국 한국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2의 삼성전자·현대차를 서둘러 키워야 하는 셈이다.


◇ 매출 비해 영업이익 감소 더 커… 수익성 악화
1일 머니투데이가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올 2분기 성적표를 내놓은 상위 25개 기업(금융·공기업 제외)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분기 대비 매출은 1.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4.3%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 하락과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으로 국내 대표기업들도 수익성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보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2.2%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0.8% 급감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6조 3711억원의 이익이 소리 없이 사라진 셈이다.


실제로 지난 4월초 원달러 환율은 1050원대 후반이었지만 6월말에는 1010원대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례적으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5000억원 감소했다고 공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영업이익이 2000억원 가량 감소하기 때문에 최소 8000억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 삼성전자+현대차, 영업이익 비중 65%… 전차군단 비중 90% 넘어
실적이 악화된 것도 문제지만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분기 57.7%였지만 지난 1분기에 62.4%로 높아진데 이어 올 2분기에는 64.7%까지 상승했다.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37.3%에서 35.5%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는 삼성전자나 현대차의 수익성 악화 속도보다 다른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더 빠르게 진행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올 2분기 영업이익 감소폭(전년 동기 대비)이 각각 24.6%와 13.3%인 반면 상위 25개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30.8%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이 특정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하지만 정부 정책은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선두권 기업이 치고나가는 것을 막을 것이 아니라 뒤처진 기업들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위를 전자업종과 자동차업종으로 확대하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해진다. 전자업종의 영업이익 비중은 2013년 2분기 57.5%에서 올 2분기 63.8%로 높아졌다. 자동차업종의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1.9%에서 26.9%로 상승했다.

올 2분기만 놓고 보면 시가총액 상위 50개 중 공기업과 금융업을 제외하고 실적을 발표한 25개 업체의 전체 영업이익 중 90.7%를 이른바 ‘전차(電車)군단’이 담당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