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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잠금해제]이순신과 프란치스코

신혜선의 잠금해제 머니투데이 신혜선 부장 |입력 : 2014.08.09 08:13|조회 : 5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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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잠금해제]이순신과 프란치스코
점심나절 지인에게 선물할 책을 사러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렸다. 단연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순신 장군이 '키워드'다. 관련 서적이 봇물을 이룬다. 서점은 가장 눈에 띄는 복도 중앙에 진열대를 따로 만들고 홍보하기에 바쁘다.

그럴만하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을 보는 관객이 하루 100만명에 달한다. 개봉 열흘 만에 800만명을 넘어서고 국내 최대 흥행몰이를 한 영화 '아바타'를 넘어서 2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이른 전망이 나온다. 영화 명량 흥행과 더불어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이나 난중일기, 임진왜란을 다룬 역사 서적 판매가 증가했다.

14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신드롬'은 또 어떤가. 1989년 44차 세계성체대회 개최를 위해 264대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방한했던 이후이니 25년만의 방한이다. 역시 프란치스 교황 관련 책은 물론 역대 교황과 천주교 역사를 다룬 책이 넘쳐난다. 방한 기념행사나 전시회도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속의 인물 이순신 장군과 현 교황 프란치스코. 공교롭다. 두 인물이 함께 '만난' 형국이다. 역사 속 인물인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있는 그곳 광화문 광장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설 예정이니 만나는 건 만나는 거다.

해석은 제각기다. 명량에 열광하는 이유를 영웅을 기대하는 군중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이런 시각에는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정신으로 전쟁에 맞섰던 담대함에 대한 경의가 포함돼있다. 왕이 자신을 버리고 역적으로 몰아도 군신의 의리를 다해야하는 인간으로서의 고뇌에 함께 슬퍼하고, 더불어 그런 리더십을 갖춘 영웅의 부재에 통탄한다.

또 다른 시선은 애국심이다. 왕이 미워했든 말든, 역적으로 낙인이 찍히든 말든 풍전등화에 놓인 나라를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임한 이순신 장군의 행동을 본받자고 한다. 그렇게 선조들이 지킨 이 나라에 대한 애국심이 부족한 젊은이들을 탓하는 꾸지람도 들린다.

교보문고의 중앙 진열대
교보문고의 중앙 진열대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 중 가난하고 힘겨운 이웃들에게로 몸을 스스로 낮추고 가장 가깝게 다가간 이로 통한다. 교황이 돼서가 아니라 사제의 신분이 되기까지, 그리고 사제직을 수행하는 삶의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 전체다.

"가난한 자는 힘든 이을 하면서도 박해를 받습니다. 부자는 정의를 실천하지도 않으면서 갈채를 받습니다"라거나 “집 없는 노인이 유해한 환경에 노출돼 죽은 것은 기사가 안 되고, 주식지수가 2포인트가 떨어지는 것은 보도된다”며 물질만능주의, 자본주의의 부조리를 직접적으로 꼬집는다. 그의 말 역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여러 부류들이 여러 곳에서 인용하며 자기 식으로 해석한다.

열광하는 역사속의 이순신 장군이나 경배로 받드는 현존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백성과 이웃을 결코 버리지 않았다는, 버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면에서 맥락이 통한다.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쫓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영화 '명량'의 이순신 주인공의 대사)"던 이순신 장군. 그리고 "교회가 가난한 자들을 위해 더욱 낮아져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

지금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20일 넘게 단식을 하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있다. 자식을 바다에 묻고 가슴에 묻은 이들이다. 이 땅에서 누구보다 아픈 이들은 어쩌면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해' 그 자리를 내주거나 강제로 쫓겨날 지도 모를 일이다.

당신은 이순신에 열광하는가. 당신은 프란치스코에 열광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이 열광하는 장군과 교황이라면, 죽은 자식 앞에 목 놓아 통곡하는 부모들을 어떻게 보듬고 위로할지 생각해볼 때다. 적어도 "제대로 단식을 하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없다, 실려가야 되는 거 아냐"라는 따위의 망발은 너무 끔찍하지 않은가 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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