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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도망' 간 살인범 끝까지…'훈남' 3인방

[경찰청사람들]경찰청 인터폴계 장윤호 경감, 정병호 경위, 노병헌 경위

경찰청사람들 머니투데이 신현식 기자 |입력 : 2014.08.10 05:30|조회 : 12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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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외사수사국 인터폴계 장윤호 경감 / 사진=이동훈 기자
경찰청 외사수사국 인터폴계 장윤호 경감 / 사진=이동훈 기자
지난 6월 24일 중국 선양 타오셴 국제공항. 수천억대 재력가를 살해하고 중국으로 도주한 팽모씨(44)에 대한 범죄인 인도식이 열렸다.

신원확인이 끝나고 서울 강서경찰서 윤경희 강력팀장이 팽씨에게 "그간 도망다니느라 고생했다. 한국으로 가자"고 말했다.

팽씨는 그 말을 듣자마자 "죄송합니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경찰청 외사수사과 인터폴계 정병호 경위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뒤 범죄인 신병 인도 서류에 서명했다.

팽씨의 송환은 강서서 강력팀 30여명의 형사 외에도 중국 광저우, 선양, 칭다오 공안의 수개월에 걸친 공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언어와 국적이 서로 다른 양국 수십명 경찰의 공조는 경찰청 외사수사과 인터폴계의 숨은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8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인터폴계 장윤호 경감과 정병호 경위, 노병헌 경위를 만났다.

◇우리나라에도 인터폴이 있다=2014년은 인터폴(INTERPOL, 국제형사경찰기구) 창립 100주년이자 우리나라의 인터폴 가입 50년째 되는 해다. 경찰청 인터폴계는 인터폴 입장에서 보면 인터폴 대한민국 중앙사무국(NCB,National Central Bureau)이다. 50년 역사의 한국 인터폴은 지난 3월에 송환 1000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 인터폴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경찰청 외사국장인 김종양 치안감이 2012년부터 인터폴 집행위원으로 선출돼 활동 중일 정도다.

인터폴의 업무의 핵심은 국제공조 수사다. 우리나라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외국으로 도피한 경우와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우리나라로 온 경우 등 각국 수사관서의 정보공유, 소통을 돕는다. 지난달까지 모두 3286명의 해외 공조수사 요청을 해 1039명을 송환했다. 이를 포함해 사망이나 진범 체포 등의 이유로 수사요청이 해제된 2052명을 제외한 1234명에 대한 공조수사가 진행중이다.

범죄인들의 해외도피가 늘어나고 국제범죄가 늘면서 국제공조 수사의 중요성도 나날이 증대된다. 범죄자의 해외 도피는 지난달 기준 미국 315명, 중국 273명, 필리핀 155명, 태국 79명, 캐나다 53명, 홍콩 48명, 일본 45명, 베트남 30명, 인니 27명 등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국으로의 도피사범은 2012년 61명, 2013년 67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 7월말까지 52명을 기록하는 등 늘어나고 있다.

인터폴에서 주제하는 국제회의에도 참가한다. 지난 6월 18일 필리핀 세부에서 인터폴 아시아지역 테러회의에서는 교황 방한과 인천아시안게임을 대비해 각국 테러 용의자의 출입국 정보를 한국에 제공하는 안건이 논의됐다. 지난 4월 프랑스 리옹 인터폴 NCB 사무총국 국장회의에서 홍성삼 경찰청 외사국장이 공식 제출한 안건이 채택된 데 따른 것이다.

인터폴 사무총국의 국제수사 프로젝트에도 참가한다. 지난해 12월 인터폴은 전세계 동시 불량식품 단속 프로젝트를 벌였다. 우리나라도 4대악의 하나로 불량식품을 들고 있는 만큼 경찰청 지능수사과 주관으로 국제범죄 수사대와 식약처가 참여해 단속을 했고 인터폴계가 지원했다.

◇"빛나지 않아도…"=중국과 몽골, 기타 아시아 지역의 공조를 담당하는 노 경위는 팽씨 수사의 공조를 전담했다. 노 경위는 팽씨의 중국측 연고자 정보, 통화내역, IP정보 등을 서울 강서서로부터 제공받아 중국에 넘겼다. 강서서에서 수사한 정보를 중국 공안에 제공하고, 중국으로부터 요청받은 자료 수사를 강서서에 요청하는 식이었다.

강서서에서 팽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3월부터 팽씨가 송환된 5월까지 인터폴이 전 수사과정에 개입했다. 그러나 사건해결 후 강서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인터폴에 대한 언급은 '적색수배를 내렸다', '인터폴로부터 공조를 받았다'는게 전부다.

장 경감은 "수사관서가 빛나는게 맞다"면서 "사건이 해결됐다는 보도가 나면 실무자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팽씨 송환의 경우에는 강서서 이맹호 서장의 중국 주재관 경험과 지금 중국 각 지역 주재관 분들의 협력이 큰 도움이 됐다"고 다시 공을 돌렸다.

안양 환전소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피한 최세용(48)씨를 송환해 처벌하는 데는 정 경위의 7년에 걸친 노력이 들어갔다. 최씨는 필리핀에서도 한국인 관광객들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는 등 강도행각을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정 경위는 "주범 3명과 한국인 공범, 현지인 공범을 필리핀 경찰과 공조로 다 잡았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어 "2007년 이들이 필리핀으로 도피하고 주범은 송환해 왔지만 하나는 현지에서 자살했고 하나는 아직 송환 전"이라며 "송환 해 와 국내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인터폴계는 지난해 9월에는 중국에서 살인미수와 중상해 등 범죄를 저지른 뒤 국내로 들어와 강남 등지에서 호화 도피생활을 하던 흑사회의 실질적 리더인 L씨(45)를 중국으로 강제송환 시키기도 했다.

8명 소수정예 경찰청 인터폴계는 영어를 기본으로 제2외국어까지 능통한 외국어 능력과 외국생활 경험 등을 바탕으로 한국의 국제공조 수사를 책임진다는 프라이드와 사명감으로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

◇세상에 숨을 곳이 많지 않다, 죽을 때까지 쫓는다=정 경위는 범죄자들에게 해외 도피의 헛된 꿈을 꾸지 말 것을 권고한다. "범죄자를 송환해 올 때 보면 도피생활의 괴로움으로 자포자기하거나 오히려 편안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말도 안 통하는 외국에서 긴장감 속에서 도피생활 하면서 결코 편하게 지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붙잡혀 중국으로 추방된 흑사회 부두목 L씨도 반포의 고급 아파트에서 호화생활을 했지만 검거 당시엔 수배전단에 나온 것보다 10kg 이상이 빠진 초췌한 모습이었다. 팽씨의 경우도 출국 당시보다 20kg이 빠진 채였다.

장 경감은 "외국으로 나가면 정말 잡기 힘들 것 같지만 계속해서 잡혀온다"며 "세상에 숨을 곳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노 경위는 "국내에서 추적하는 것보다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시간이 걸릴지언정 끝까지 추적한다"며 "죽을 때까지 추적이 계속 되니 나갈 테면 나가봐라"고 송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현식
신현식 hsshin@mt.co.kr

조선 태종실록 4년 2월8일. 임금이 사냥하다가 말에서 떨어졌으나 상하지는 않았다. 좌우를 둘러보며 “사관(史官)이 알게 하지 말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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