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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보고펀드 변양호의 시련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대표 |입력 : 2014.08.11 07:39|조회 : 8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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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관료나 금융권 CEO 및 임원들에게 퇴임 후 계획을 물어보면 사모펀드(PEF)나 해보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실제로 많은 인사가 시도했고, 지금도 이를 위해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본다. 사모펀드가 고위층의 퇴임 후 일거리로 각광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펀딩이 어렵긴 하지만 힘 있는 자리에 있을 때 베풀었던 덕이나 이런저런 인연, 전문지식과 정보 등을 활용해 3000억~5000억원만 모으면 인생 후반부를 편안히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5000억원을 모았다면 운용수수료로 연간 50억~100억원을 챙길 수 있다. 이 돈이면 사모펀드 회사를 만들어 직원들 월급 주고, 사무실 운영경비로 쓰고도 최소 금융권 CEO급 보수는 가져갈 수 있다. 사모펀드는 펀딩-투자-엑시트(Exit)에 이르는 과정이 최소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임기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투자를 잘못해 마이너스 성과를 내도 개인 재산을 날리거나 법적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투자를 잘해 펀드청산 시점에 결산결과가 좋다면 성공보수로 전체 수익금의 10~20%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오비맥주 매각으로 KKR의 조셉 배 대표나 어피니티의 박영택 부회장은 수천억 원을 챙겼다.

이들 외에도 꿈을 현실로 만든 사람이 여럿 있다. 스카이레이크의 진대제 회장, 칸서스의 김영재 회장, 사모펀드는 아니지만 코람코의 이규성 전 회장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관직에서 물러나 펀딩으로 사모펀드나 부동산신탁회사를 세워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국내 1호 사모펀드인 보고펀드의 변양호 대표는 로망을 현실화하는 단계까지 갔다가 좌절될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보고 1호 펀드의 경우 은행 보험사 등에서 5000억원을 모았고 이재우·신재하·박병무씨 등 IB업계의 명망가들을 파트너로 영입했다. 비씨카드 동양생명 노비타 아이리버 등에 투자했고, 특히 비씨카드 매각으로 투자원금보다 많은 차익을 남겼다.

잘 나가던 변양호 대표의 보고펀드를 시련에 빠뜨린 것은 치열한 경합 끝에 인수한 LG실트론이었다. 인수자금의 40% 넘는 1800억원을 금융권에서 차입한 게 화근이었다. 2007년 인수 당시만 해도 1600여억원의 순익을 내던 회사가 세계적인 태양광사업 침체 등으로 갑자기 적자로 돌아선 것도 직격탄이 됐다.

결국 보고펀드는 LG실트론 관련 인수금융에서 디폴트를 내게 됐고, 해체가 다가오고 있는 1호 펀드 전체로도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고펀드는 LG그룹과 소송을 통해 한 푼이라도 투자손실을 줄인다는 생각이지만 승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보고펀드 스스로도 승소보다 관련 투자자들과 금융권에 대한 선관의무를 다하는 차원에서 소송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음악과 미술을 좋아하고, 관료들에게는 없다는 '영혼'을 가진 보고펀드 변양호 대표의 실패는 안타깝다. 펀드 출범 후 나름 잘해오다 LG실트론 1건의 잘못으로 실패자로 낙인찍히는 현실도 딱하다.

다른 한 편에서 보면 10여년 역사의 한국 사모펀드 시장도 많이 달라졌음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관피아' 논란의 현실에서 블라인드로 거액을 내놓을 금융사는 이젠 없다. 특히 큰손인 연기금은 철저히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따지고 사업의 가능성을 점검한다. 어렵게 펀딩해서 투자해도 회수는 더 어렵다. 지금 시장에는 LG실트론뿐 아니라 C&M 메가박스 전주페이퍼 위니아만도 등 엑시트 대기 매물이 즐비하다. 국내 PEF시장도 낭만의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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