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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의 부활..."'가드레일'부터 고쳐라"

[김신회의 터닝포인트]<44>나세타 힐튼 CEO "기업문화는 회사 살리는 '가드레일'"

김신회의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4.08.18 06:42|조회 : 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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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적인 기업들이 겪은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라고 해도 좋겠네요. 위기를 황금 같은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크리스토퍼 나세타 힐튼 CEO(최고경영자·가운데)가 지난해 12월1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힐튼의 재상장 첫 거래 시작에 맞춰 환호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크리스토퍼 나세타 힐튼 CEO(최고경영자·가운데)가 지난해 12월1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힐튼의 재상장 첫 거래 시작에 맞춰 환호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피나콜라다'라는 칵테일이 있다. 럼주에 파인애플 주스와 코코넛 크림을 섞어 만든다. 카리브해에 있는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의 국민음료로 칵테일의 대명사 가운데 하나다.

그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1954년 푸에르토리코의 '카리브 힐튼'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설처럼 돼 있다. '피나콜라다'는 '공항호텔'과 함께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의 혁신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금은 공항호텔이 흔하지만 힐튼이 195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선을 보였을 때는 파격이었다.

1975년 미국 TV 프로그램인 '머펫쇼'에 뉴욕에 있는 호텔 '스타틀러 힐튼'과 '월도프 아스토리아'의 이름을 딴 캐릭터 '스타틀러'와 '월도프'를 등장시킨 것도 업계에서 돋보이는 행보였다.

그러나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2007년 7월 260억달러(약 26조5600억원)에 인수한 힐튼은 혁신과 거리가 멀었다. 당시 힐튼은 경쟁사에 한참 뒤처져 있었다. 미국 상업부동산시장의 막바지 호황 속에 불붙은 차입매수(바이아웃) 경쟁에 블랙스톤이 '상투'를 잡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고 힐튼을 비롯한 호텔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한창이었던 2009년에는 힐튼의 회사 가치가 30%로 쪼그라들었다.

호스트호텔&리조트 CEO(최고경영자) 출신으로 2007년 10월 힐튼에 합류한 크리스토퍼 나세타 CEO에게도 힐튼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나세타는 취임하자마자 90일에 걸쳐 힐튼이 전 세계에서 운영하는 호텔을 둘러봤다. 각 호텔에서는 타운홀미팅을 열어 관리자에서 주방장, 벨보이에 이르는 모든 구성원을 직접 만났다. 그러고 나서 그가 내린 결론은 힐튼엔 기업문화, 기업가치란 게 없다는 것이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비버리힐즈에 본사가 있었지만 지역 호텔마다 IT(정보기술), 인적자원, 재무, 법률 등 전문분야 인력을 따로 쓰고 있었다. 심지어 벽에 걸린 기업지침도 호텔마다 제각각이었다.

나세타는 한 회견에서 "서로 다른 기업가치 선언문을 30개까지 세다가 그만뒀다"며 "호텔들이 '우리를 내버려 두라'고 말하는 듯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모두들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통합된 기업문화가 절실하다고 판단한 나세타는 본사 이전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섰다. 무기력증에 빠진 본사부터 쇄신하자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패션거리인 '로데오드라이브' 인근이라 교통난 탓에 공항 접근성이 떨어지고 땅값이 비싼 본사의 입지여건도 탐탁지 않았다.

나세타는 2009년 1월 본사 카페테리아에 직원들을 불러놓고 본사를 워싱턴DC에서 가까운 버지니아주 맥클린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근무지가 4300km나 떨어지게 되자 본사 직원 600명 가운데 따라 나선 이는 130명밖에 안 됐다. 나세타는 "문화를 바꾸려면 사람들을 80%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나세타는 중구난방인 기업가치를 통합해 단순화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냈다. 그 결과 힐튼의 영문 철자 6개로 이뤄진 기업가치가 정립됐다. △접객서비스(Hospitality) △진실성(Integrity) △리더십(Leadership) △팀워크(Teamwork) △주인의식(Ownership) △바로 지금(Now) 등이다. 나세타는 "구성원들이 거의 미칠 지경에 이를 때까지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반복 주입했다"고 밝혔다.

나세타는 기업 가치가 반영된 문화는 복잡한 도로에서 회사를 보호하는 일종의 가드레일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대로 된 기업문화를 앞장서서 만드는 게 CEO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나세타는 새로운 변화에 빠르면서도 효율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한 예로 힐튼은 지난해 뉴욕을 비롯한 대도시 호텔의 룸서비스를 폐지한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수요가 주는 룸서비스를 없애는 대신 다른 서비스를 강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같은 맥락에서 나세타는 메리어트와 같은 경쟁사처럼 신세대 취향에 맞춰 새 브랜드를 내놓기보다는 기존 브랜드로 변화를 수용해 고객층을 넓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련의 노력 덕분에 힐튼은 지난해 12월 블랙스톤에 인수된 지 6년여 만에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재입성했다. 힐튼은 당시 IPO(기업공개)로 업계 사상 최대인 23억5000만달러를 끌어 모아 호텔기업 중에 가장 비싼 회사가 됐다. 객실 수 역시 67만9000개로 업계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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