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대우차, GM에 거의 공짜로 넘겼다"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사진=뉴스1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78)이 그룹 해체과정에 대해 "경영 실패가 아닌 정부의 기획 해체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김우중 회장과 20여 차례에 걸쳐 나눈 이야기를 담은 '김우중과의 대화' 출간기념회를 오는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 책에서 김 회장은 대우그룹의 유동성 악화와 워크아웃에 대해 "대우의 유동성 문제가 외부로 본격적으로 불거진 계기는 금감원에서 두 차례에 걸쳐 시행한 유동성 규제조치였다"며 "대우 유동성 위기에 대한 정부 측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대우 몰락의 원흉으로 지목된 대우자동차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김 회장은 책에서 "정부가 '국민경제 손실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미국 GM에 대우자동차를 거의 공짜로 넘긴 판단은 크게 잘못됐다"며 "이에 따라 남 좋은 일만 시켜주고 한국경제는 천문학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신 교수와의 대화에서 대우자동차와 GM간 합작 협상이 대우 자금사정 악화로 깨진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실제 벌어진 일과 협상 결과가 다르게 알려진 이유로 DJ정부 시절 경제관료들 사이의 충돌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GM-대우 협상에 관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장 등도 상세히 밝혔다.

또 김 회장은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대북특사'로 활동하며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들어내고 노태우 전 대통령과 고 김일성 주석의 정상회담을 성사 직전까지 진행시켰다고 전했다.

신장섭 교수는 "책에서 김 회장을 '세계를 경영한 민족주의자'로 소개하며 여러 사례를 제시했다"며 "김 회장이 대북특사로 활동한 대목에 도달하면 독자들도 '진짜 그렇구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우중과의 대화'는 대우그룹이 해체된 지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세계 시장 곳곳에 영향을 미친 대우그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위해 신 교수와 김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 서울 등에서 20여차례 만나 150시간 이상 나눈 대화에 기반을 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