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규제개혁 공무원 감사면제 조항 누락 법안 질책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을지 국무회의 및 제36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4.8.19/뉴스1 © News1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법이 안 되어 있는데 취지를 무슨 방법으로 살리겠냐"며 공무원의 감사면제 조항이 정부입법안에 누락된데 대해 감사원을 겨냥하며 아쉬움을 쏟아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감사면제조항이 누락된 채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는 데 이를 놓고 박 대통령, 최경환 경제부총리,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 등 참석자 사이에 토론이 있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당초 입법예고된 개정안에는 의욕적으로 규제개혁업무를 추진한 공무원들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를 면제하자는 조항이 포함돼있었지만, 이날 상정된 안에는 이 같은 조항이 삭제된 데 따른 것이다. 민 대변인에 따르면, '위헌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감사원에서 면제 규정인 감사원의 헌법상 직무감찰권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삭제된 것 같은데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법은 설령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실제 운영과정에서는 입법정신이 반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중요한 말씀인데 사실 감사원의 감사가 어떤 식으로 되느냐에 따라,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모든 행동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지금 투자가 이뤄지고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가 활성화되려면 과감하게 규제를 혁파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감사원을 겨냥하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사실은 일선에서 '의욕적으로 하려다 내가 피해를 입지 않을까'하고 주저하게 된다면 우리가 노력해도 소용이 하나도 없다"면서 "그리고 법이 그렇게 안 되어 있다 하더라도 취지를 살릴 수 있으면 좋다고 말씀했는 데, 법이 그렇게 되어있는 데 취지를 무슨 방법으로 살리겠느냐"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의 질책이 이어지자, 정홍원 국무총리는 "공무원들은 제도적인 보호가 있다하더라도 두려움을 버리기 어렵고, 그게 또 소극적 행정을 하는 데 빌미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면서 "감사원과 정부가 협의해서 다시 토론할 시기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감사원이 조금 혁명적인, 과감한 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공무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조금 더 다시 의논을 해서 공무원들의 위축된 마음을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이 평가를 받는 식으로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고치기 힘들다. 다만 악용을 해서 뒷돈을 받고 안 되는 걸 이상하게 해 줬다든가 이런 것이 하나라도 발견되면 이건 일벌백계(해야 한다)"면서 "규제로 죽고 사는 판인데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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