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처럼" '나는 억만장자(iBillionaire)' ETF 유행

이미지=김지영 디자이너

미국 증시에서 억만장자(Billionaire) 상장지수펀드(ETF)가 유행하고 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도 조지 소로스, 워런 버핏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는 소식에 억만장자 ETF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미국 ETF 운용사인 다이렉션(Direxion)이 출시한 iBillionaire(나는 억만장자) ETF는 월스트리트 '1조 부자'들의 투자 스타일을 모방한 상품이다. 다이렉션은 블랙록의 아이쉐어스에 이은 업계 5위권 후발 ETF 운용사로 그 동안 주로 레버리지 ETF를 많이 출시해왔다.

이 ETF는 5~10명에 이르는 억만장자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30개 종목으로 구성한 억만장자 지수(iBillionaire Index)를 추종한다. 편입 종목은 시가총액 기준 10억 달러 이상으로, 30개 종목 3.33% 동일가중치로 운용된다. 포트폴리오를 참고하는 억만장자는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칼 아이칸, 데이비드 아인혼(헤지펀드 매니저) 등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성공한 슈퍼개미나 자산운용사의 매입 상위종목을 편입하는 셈이다. 이채원, 허남권 등 업계에서 이름을 날린 펀드매니저들의 5% 보유 종목이나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 같은 '1조 부자'의 금감원 신고 종목 가운데 비중이 큰 종목으로 지수를 만들어 인덱스 펀드를 만든 것이다.

이 펀드를 출시한 다이렉션은 "그들을 이길 수 없다면 그들에 동참하라"는 ETF 슬로건을 제시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비록 억만장자들이 종목을 매수하고 2주~1개월 뒤에 주식을 산다는 단점이 있지만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90% 이상 복제하기 때문에 수익률 면에서 탁월하다고 자부했다.


지수가 출범한 8월 초 기준 편입 상위 10종목은 윌리엄스 컴퍼니, 마이크론, 애플, 할리버튼, 구글, 프라이스 라인, 마이크로소프트, 아나다코(석유기업), 페덱스, 시티그룹 등이다.

다이렉션의 억만장자 ETF 출시보다 2년 앞서 '대가 펀드'를 출시한 글로벌 X 매니지먼트의 Guru Index ETF는 이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상태다. 대가(guru) ETF는 억만장자 ETF와 같은 스타일로 대가의 포트폴리오를 참고해 만든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종목은 마이크론, 바이두, 프라이스 라인 등을 편입하고 있다.

설정 후 수익률도 탁월하다. Global X Guru Index ETF는 2012년 6월5일 설정 이후 74.5%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54% 상승했기 때문에 시장수익률을 20% 이상 웃돌았다. 설정된지 얼마 안 된 Direxion iBillionaire Index ETF (IBLN)도 7월31일 설정 이후 3.08%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수익률(2.0%)을 상회하고 있다. 거래량도 일 평균 8만주 정도로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이같은 ETF 상품이 없는 상태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거래가 활발한 신한금융투자나 키움증권에서 해외주식서비스를 신청하거나 해외 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억만장자 ETF나 대가 ETF에 투자할 수 있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해외주식팀장은 "해외주식 중에서 중장기적으로 보유할 옥석을 가려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 대가들의 포트폴리오를 추종하는 ETF가 적절한 해외 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입소문을 타고 국내 고객들의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