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 '코코본드' 발행 재개...25일 수요예측

JB금융지주가 국내 첫 코코본드(CoCo bond·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확정했다. 금융당국과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을 거쳐 이달말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국내에서 첫 발행되는 조건부자본증권인만큼 수요예측 결과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JB금융지주(A+)는 2000억원 규모의 30년물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오는 29일 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요예측은 오는 25일 진행될 예정이며 조달자금은 오는 10월 광주은행 인수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은 KB투자증권이 맡았다.

일명 코코본드로 불리는 조건부자본증권은 국제적인 은행 자본규제인 바젤3에서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발행 은행이 재무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보통주로 전환되거나 상각이 이뤄져 투자자가 손실을 분담하는 조건이 붙는 은행의 자본증권을 통칭한다. JB금융지주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을 택했다.

희망금리 범위는 JB금융지주 5년 만기 회사채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 평균에 2.50~3.00%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이 제시됐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JB금융지주의 5년 만기 회사채 민평금리가 3.214%인 것을 감안하면 금리는 5% 후반~6% 초반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A+등급 회사채 민평금리가 3.748%인 것을 감안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투자금 손실 리스크가 있는 만큼 고금리인 셈이다.

JB금융지주는 지난달 4일 코코본드 발행 소식을 밝힌 뒤 3차례나 수정보고서를 내며 일정을 연기했다. 개인투자자(리테일) 판매 여부 및 상각(투자금 손실) 조건 등을 당국과 조율하고 세부 사항들을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최종 증권신고서는 투자위험 요소를 상세히 보강해 기재하도록 했다. 또 상환 의무 감면은 JB금융지주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서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경우로만 한정키로 했다. '경영개선 명령'을 받을 때에도 상환 의무가 감면된다는 조항이 빠진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실 우려가 줄게 됐다.

시장 관심은 수요예측 성공 여부에 쏠린다. 투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데다 국내에서 첫 발행되는 신종증권인 만큼 기관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투자자의 잠재적 위험이 다른 채권들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적으로 금융당국의 개입이 많은 국내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은행이 극도로 부실한 상황까지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각 조건도 2개에서 1개로 완화된 만큼 실질적 투자금 손실 위험이 한층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코코본드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다른 은행과 발행 주관에 나설 증권사들도 이번 수요예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코코본드 발행에 나섰지만 당국과 세부 조율을 거치다 발행을 연기한 상태다.

대형 증권사 채권발행팀의 한 관계자는 "코코본드 발행이 국내에서 처음 진행되는 만큼 은행 및 증권사 관계자들도 관심이 높다"며 "이번 수요예측에서 나타날 기관들의 반응과 보완점 등을 찾아 이후 발행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불안의 목소리도 있지만 제도적인 정비를 통해 코코본드가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