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 '통큰 추석선물' 협력사에 4조 푼다

삼성과 현대자동차·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올해도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물품대금 4조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했다. 또 전통시장 상품권을 대량 구입해 온기가 확산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협력사들은 추석을 앞두고 원자재 대금 결제나 상여금 지급으로 겪을 수 있는 일시적 자금난을 덜고 보다 풍성한 명절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전통시장도 활력을 되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1조8000억 협력사 대금 조기지급= 가장 먼저, 최대 규모의 추석 관련 내수 활성화 지원 방안을 발표한 대기업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은 추석을 앞두고 총 1조8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고, 총300억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할 것이라고 20일 발표했다.

삼성의 18개 계열사가 참여해 총 1조8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물품 대금을 당초 지급일 보다 1주일가량 앞당겨 추석 전 지급하게 된다. 삼성은 올해 설 연휴에는 1조1000억원을 조기 지급한 바 있다.

아울러 경제 활성화와 전통시장 살리기에 동참키 위해 총 300억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할 계획이다. 회사별로 연휴기간 출근하는 일부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 등에게 지급된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300억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다음달 19일까지 전국 37개 사업장에서 135개 자매마을과 함께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도 연다. 오는 27일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직거래 장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각 계열사 사장들은 이날 자매 마을의 '일일점장'으로 나서 직접 판매도 할 계획이다.


◇현대차, 1차 협력사도 조기 지급토록 '유도'= 현대자동차그룹도 협력사 납품 대금 약 1조1500억원을 당초 지급일 보다 앞당겨 추석 전에 지급한다. 납품대금을 조기지급 받는 곳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9사에 부품 및 원자재·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2000여개 협력사들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납품대금 조기지급이 상여금을 비롯한 각종 임금과 원자재 대금 등 명절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가중되는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설에도 1조300억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했다.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들이 추석 전에 2·3차 협력사들에 대한 납품 대금 지급을 앞당겨 온기가 고르게 퍼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다음달 1일부터 2주간 18개 계열사 그룹 임직원과 협력사 임직원이 함께 결연 시설을 방문하는 등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LG도 1.1조 조기지급…사업장 인근 불우이웃 돕기도=LG도 협력사의 자금 사정을 돕기 위해 1조1000억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추석 전 지급키로 했다. 10개 계열사가 다음달 5일까지 집행하게 된다.

LG는 지난해 추석에 8000억원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올해 지원규모는 전년대비 37.5% 늘어난 것이다. LG 관계자는 "올해 설에도 1조원의 납품대금을 정상 지급했고 설 이후에도 2000억원의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등 협력사 자금난 해소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LG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직원들에게 지급키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구입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삼성그룹의 구매액(3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LG 계열사들은 지역 사업장 인근의 소외 이웃을 찾아가 봉사활동도 전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