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불출석' 국회 '방탄' 자인한 셈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입법로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2014.8.12/사진=뉴스1

철도 비리와 입법로비 등에 연루된 의혹을 받아 구속영장이 청구된 여야 국회의원 4명이 21일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의원들이 불출석 의사를 밝힘에 따라 강제구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19일 밤 새정치민주연합이 8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 제출해 22일부터 국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검찰이 이들을 체포할 수 있는 기한은 21일 단 하루뿐이다. 22일부터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되면 동의 없이 의원들을 체포할 수 없는 '방탄국회'가 연말까지 이어지게 된다.


소속 의원 3명이 검찰 수사 대상인 새정치연합은 국회 소집에 대해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위해 국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심야 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임시국회 소집 요구로 '방탄국회'를 자인했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상태다. 새정치연합은 수사와 관련, '끼어맞추기식' 야당 탄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발 방탄국회에 대해 "제1야당이 불체포 기득권을 방패로 수사를 막는 횡포"라며 비판에 나선 상태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방탄국회에 대한 판단은) 국민들이 하실 것"이라며 "검찰의 체포의 총알은 피할 수 있어도 국민 따가운 시선이나 법의 시선을 피할 수 없다. 방탄국회 동조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에게 법절차에 당당히 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도 동료 의원 2명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 상태여서 야당발 방탄국회에 '손 안대고 코 풀기'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 출석 대상인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도 불출석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여야 모두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소집이 꼭 필요하다고 밝혀온 만큼 방탄국회 논란은 털고 가야 한다는 지적이 크다. 세월호특별법 통과 등을 위한 노력이 방탄국회 논란에 가려지기 전 의원들의 검찰 출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태다.

한편 신계륜 의원실 관계자는 "검찰이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면 굳이 구속할 이유가 없다"며 "사람을 가둬놓고 모욕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