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리츠' 첫 설립…"LH 빚·전세대란 구원투수될까"

국민주택기금이 투입되는 부동산투자회사인 '공공임대주택리츠'가 처음으로 설립됐다. 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던 공공임대주택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끌어들여 공급하는 새로운 모델로 성공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임대주택 공급으로 과도해진 LH의 부채를 줄이고 임대주택을 늘려 최근 '전세대란'을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임대주택시장에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시발점 역할은 하겠지만, 전세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21일 국토교통부와 LH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1일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NHF 제1호 공공임대개발전문 위탁관리리츠'를 인가했다. 제2호 리츠 역시 같은 날 인가를 받았다. 이는 LH가 우리금융지주를 주관사로 선정해 만든 부동산투자회사다.

1호 리츠는 공공임대리츠 시범사업으로 추진되는 △경기 하남 미사지구 △화성 동탄2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평택 소사벌지구 등 4개 지구의 택지를 매입해 10년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해 임대 운영후 매각하게 된다. 총 사업비는 1조4520억원이며 공급 가구수는 4448가구다.

2호 리츠 역시 △경기 시흥 목감지구 △오산 세교지구 △광주 광산구 선운지구 등 3개 지구서 택지를 매입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게 된다. 총 사업비는 6575억원에 2689가구 규모다. 현재 1·2호 리츠는 첫번째 사업으로 각각 1500억원과 695억원의 민간 자본을 모집 중이다.


NHF리츠 관계자는 "사업이 수월하게 진행돼 다음주까지 자금 모집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 모집이 완료되면 택지를 매입해 LH가 하던 방식대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건설에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다른 아파트 분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지난 7일 임대주택리츠 출자 예산으로 4000억원을 편성해 공공임대리츠 최대 1만2000가구, 민간제안 임대리츠 최대 4000가구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현재는 전담기관인 대한주택보증에서 '제1·2호 리츠'에 대한 사업성 심사를 진행하고 투자심의위원회 의결을 하고 있다.

그동안 임대주택 공급을 주도해온 LH의 부채 누적은 기존 임대주택시장이 활성화되는데 걸림돌이 됐다. 이 때문에 리츠를 통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게 되면 정부 입장에서 100% 공공자금으로 임대주택사업을 하는 것보다 자금이나 부채 리스크 부담을 덜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공공임대리츠는 정부가 수익률을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시장 논리와는 맞지 않고 시행 규모 자체도 큰 편이 아니어서 전세난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사채를 발행하면 더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데 5~6%로 무리하게 수익률을 맞추려다 보면 오히려 정부가 부실을 추가 부담할 수 있다"며 "아직 공공임대리츠가 전세시장 안정에 기여하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