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에 이어 '로카'까지?…욕실업계도 '긴장'

글로벌 욕실시장 점유율 1위 로카(Roca)가 한국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최근 리모델링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욕실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로카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로얄&컴퍼니 등 국내 대형욕실업체들과 만나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로카는 이들 욕실업체의 실무자들과 만나 본사, 쇼룸 등을 둘러보며 한국 욕실업계의 현황과 분위기를 세심하게 살폈다.


로카는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세계 욕실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양변기, 세면기 등 위생도기에서부터 수전(수도꼭지), 타일, 욕실 가구 및 액세서리, 주방 싱크대 등을 총망라해 취급한다. 1917년 전통적으로 요업이 발달한 스페인에서 설립, 100년에 가까운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로카는 한국시장 진출 시 직접 투자를 하기 보다는 국내 업체와 손을 잡고 합작회사를 설립, 유통망을 공유하는 등의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초기 시장 진출시 겪는 시행착오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한국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경험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로카의 한국 시장 진출 검토 소식에 국내 욕실업계에서는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욕실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해외 브랜드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실제로 로카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큰 규모로 진출한 중국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쑤저우, 상하이, 홍콩 등에 전문 매장을 개장하며 중국 내 로컬업체들을 제치고 단숨에 욕실업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간 사례가 있다.

특히 로카가 위생도기 분야에서 강점을 갖는 만큼 국내 욕실업체 중 이 부문이 약한 업체와 손을 잡으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얄&컴퍼니와 대림통상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는 수전에 강점을 갖고 있다보니 위생도기 부문 경쟁력이 타 업체 대비 떨어진다.

반면 일각에선 그동안 한국 시장에 진출했던 유수의 해외 욕실기업들이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로카의 한국 시장 진입으로 국내 업체들이 입게 될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는 해외 유명 욕실업체 중 일본의 '아메리칸스탠다드'(Americanstandard)와 '이낙스'(INAX), 미국의 '콜러'(Kohler) 등이 진출해 영업 중이지만 연간 매출이 대림B&co (4,030원 ▲25 +0.62%), 아이에스동서 (26,350원 ▲500 +1.93%), 로얄&컴퍼니, 계림요업 등 국내 대형 브랜드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합자회사 형식으로 유통망을 빌려쓰는 방식이라면 특판 영업이나 마케팅 등에 한계가 따르는 만큼 매출 확대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로카의 진출 방식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