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지역법관제' 폐지..7년 상한 특정 권역 근무 허용

머니투데이

김미애 기자

최근 '황제노역' 판결로 진통을 겪은 대법원이 지역법관(향판)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대법원은 판사 10여명으로 구성된 '지역법관제도 개선 연구반'의 연구결과와 각급 법원의 다양한 의견 등을 바탕으로 법관인사위원회의 심의와 대법관 회의를 거쳐 현행 지역법관제도를 폐지하기로 확정하고, 이에 따른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판사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고, 법관의 지역적 공급을 고려한 인사정책과 재판의 안정성 등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2004년 도입된 지역법관제는 지연과 학연으로 얽힌 지역 인사들과 유착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부작용이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현행 지역법관 제도는 폐지하는 대신, 상한을 7년으로 지방 특정 권역에서 근무를 허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 기간 중에도 권역 내 본원과 법관 지원을 교류하고, 그 상한에 도달한 법관은 반드시 다른 권역으로 전보한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모든 법관에 대해 경향교류 전보인사를 실시함을 원칙으로 하되, 지방 특정 권역에서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법관에 대해서는 정기인사에서 희망을 받아 법관 인력수급 사정 등을 고려해 해당 권역의 계속 근무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방 특정 권역에서 근무하는 법관이 지방법원 부장판사, 고등법원 부장판사, 법원장 등에 보임되면 일정 기간 다른 지방 권역으로 전보함으로써 상위 보직 보임 법관의 지역인사와의 유착 우려를 불식시킬 방침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개선방안은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한 재판의 중단이나 지연을 최소화하고, 법조일원화 아래에서 우수한 재야법조인이 법관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마련하여 주며, 법관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지역법관 제도' 전반에 관한 재검토와 개선 방안 연구를 위해 구성된 연구반은 두 가지 방안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으며, 대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 달부터 각급 법원별로 지역법관 제도 개선 방안에 관한 의견을 추가로 수렴했다.

폐지되는 지역법관 제도는 지역법관 허가를 받으면 그 지역에서 계속적으로 근무하는 것이 보장되었지만, 개선 방안에 따르면 법관 정기인사에서 전국 법관의 분포,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한 개별 인사정책으로 계속 근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