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코스피 지지선과 해외여건 살펴볼 때

코스피지수가 21일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관의 대량 순매도와 외국인의 매수강도 둔화, 중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상치 하회 등 수급과 악재가 반영된 결과였다.

20일 지수가 2070대에 도달하면서 2100선 도달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본 투자자들에게는 뼈아픈 조정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기술적으로 코스피지수 2100을 박스권의 상단부로 하는 완만한 상승채널이 확인된 셈이다.


현재 국내증시가 처한 여건을 보면 여전히 긍정적이나, 2100선에 도달하기 위한 에너지가 다소 부족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주가를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펀더멘탈, 즉 기업들의 실적이다.

상장기업들을 보면 업체별로 상황이 다소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2분기 실적이 썩 좋지는 못했다. 수출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낮아졌고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장주들의 어닝쇼크도 있었다.

결국 3분기 실적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나오거나, 구체적인 수치가 확인되기 전 까지는 투자심리가 다소 보수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상승여력이 제한됐다고 봤을 때 중요한 것은 최근 장세의 단기, 중기 지지선을 어디로 보느냐는 점이다. 코스피지수를 기준으로 시황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지지선은 보수적으로 2020선, 중립적으로는 2040~2050 수준이다.

현재보다 주가가 조금 더 밀릴 수는 있으나, 대략 전날 종가수준이면 매수할 만 하다는 얘기다. 다만 주의 깊게 살펴봐야할 요건이 있다. 바로 중국 증시다.

최근 한국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을 볼 때 미국은 뒤로 물러났고 중국이 기준지표로 등장했다는 지적이 적잖다. 코스피지수와 홍콩H지수의 흐름은 놀랍도록 유사하다.

당분간은 한국 정부가 추가로 꺼내들 경기부양 카드가 없다. 이벤트가 없으면 해외변수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홍콩H지수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콩H지수는 21일 1.03% 하락한 1만942.37로 마감,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하락압박을 받는 모양새를 보였다. 지수가 만약 1만800대 후반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코스피지수도 동반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증시상황만 놓고 보면 전날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될 전망이다. 다만 금요일 주말변수를 피하려는 투자심리를 감안하면 '상승출발-경계매물과 저가매수의 공방-종가약세' 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한편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모처럼 쏟아진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인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우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60.36포인트, 0.36% 오른 1만7039.4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날대비 5.86포인트(0.3%) 상승한 1992.37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5.62포인트, 0.12% 뛴 4532.10으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S&P지수는 올들어 28번째 신기록을 세웠다. 다우지수는 1만7000선을 지난 7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넘었다.

유에스뱅크의 투자 책임자인 제프 크라베츠는 "시장은 미국 증시에 최적인 상태"라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지속적으로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 등으로 인해 S&P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2년 만에 최악의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S&P지수는 지난 7일의 3개월 저점에서 4.3%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