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균형 맞추기식 영장 청구…'검찰' 비난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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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왼쪽부터 조현룡,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과 신계륜, 김재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News1 송은석 기자, 정회성 기자, 손형주 기자

비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여·야 현직 국회의원 5명 가운데 법원이 2명의 영장을 기각했다. 공교롭게도 기각된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22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과 인천지법에서 새누리당 조현룡(69)·박상은(65),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김재윤(49)·신학용(62) 등 의원 5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 열렸다.

법원은 새누리당 두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신계륜·신학용 의원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여당과 야당의 수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무리했다는 비난이 적지 않다.

특히 의원 5명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 기일이던 21일 저녁에 검찰은 송광호(72)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서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현역 의원이 새누리당 3명, 새정치민주연합 3명 등으로 같은 수를 이루게 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였던 여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와 달리 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는 빠르게 진행됐다. 때문에 검찰이 수사시기를 놓고 조율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검찰이 야당 의원에 대해 사정하는 게 '물타기 수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 단서가 발견돼 내사를 진행한 것이고 7·30 재보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선거 후에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조사를 본격화한 것"이라며 "여당 의원의 소환에 맞춰서 야당 의원을 소환하거나 물타기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진술 증거로만 현역 의원들을 소환하지는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을 확보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내세운 증거는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신학용 의원의 경우 구속 전 피의자심문 심리를 맡은 윤강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법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이유를 적시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적절치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신계륜 의원의 경우에도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여부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두 의원 모두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도 반영됐다. 검찰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주된 증거로 김민성 SAC 이사장의 진술을 내세웠고 법원이 이를 제한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수사협의회를 열어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다고 생각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에 확보한 증거 외에 미흡한 부분을 확보해 실체적 진실을 구증해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은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야당탄압저지특위 위원장인 조정식 사무총장은 "법원의 결정은 검찰의 수사가 얼마나 부실한 것이었는지, 이 수사가 얼마나 짜맞추기였는지 입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야당을 짓밟은 행위에 대해 엄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여당 의원들과 비교해) 수사기간과 액수, 혐의 내용만 봐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며 "기계적 균형에 숨은 야당탄압용 기획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