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5000억원까지 '런런'

모바일게임 '쿠키런' 개발사 데브시스터즈가 예상 시가총액 5000억원으로 하반기 코스닥 상장 종목 중 가장 비싼 몸값을 제시했다. 2년 전까지 적자였던 이 기업은 지난해 '쿠키런'으로 대박을 내고 단숨에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40위권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데브시스터즈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R(기업설명회)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 스타트업이 시도하는 첫 기업공개(IPO)여서 관심과 함께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가장 큰 관심사는 기업가치다. 이 기업은 선데이토즈 (10,080원 ▼360 -3.45%), 컴투스 (38,700원 ▼300 -0.77%), 게임빌 (29,850원 ▼1,050 -3.40%)의 주가수익비율(PER)를 활용해 주당 평가금액을 10만4964원, 전체 기업가치를 1조1336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순이익에 PER 배수 46.84를 적용하고 올해 연환산 순이익(반기순이익의 두배)에 31.09배를 적용해 평균을 구한 결과다.

비교대상 기업을 활용한 통상적인 산출방법이긴 하지만 이대로 투자자들에게 소개되면 고평가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선데이토즈의 지난해 PER이 37배, 올해 반기실적 기준 PER이 9배인데 데브시스터즈가 이보다 월등히 높은 배수를 적용받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52~59%를 깎아 예상 시가총액을 4644억~5400억원으로 낮췄다. 주관사 관계자는 "게임 산업의 PER 자체가 높다보니 할인율을 다소 큰 폭으로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얼마전까지 적자를 내던 기업이 시총 5000억원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폰 게임시장의 힘"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만큼 변동성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은 수익의 지속성을 까다롭게 따질 거라는 분석이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은 전성기가 지나서도 구글플레이 상위권을 지키고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작품의 입지가 확고해야 후에 실패작이 나오더라도 일정 수준의 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 이날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으로 '애니팡2 for Kakao'는 3위에 올랐는데 전편인 '애니팡 for Kakao'도 20위로 높은 순위를 보였다.

데브시스터즈는 후속작을 내는 대신 '쿠키런' 하나를 잘 활용해 수익을 내는 전략을 쓰고 있다. 2012년까지 적자였던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4월 출시한 '쿠키런 for Kakao'로 연간 순이익 223억원을 벌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라인 쿠키런'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반기순이익 238억원을 벌어들였다.

플랫폼 확장뿐 아니라 게임 자체에도 변화를 줘 후속작 부재에 대한 우려를 어느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달 초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캐릭터와 새로운 미션 등을 추가했고 구글플레이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쿠키런'은 현재 9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