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포천 변사사건' 용의자, 남편도 살해했다"

머니투데이

황재하 기자

포천 빌라 고무통 변사 사건을 조사중인 경찰 관계자들이 지난 7일 피의자 이모 씨 집에서 현장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경기 포천 변사사건의 용의자가 내연 남성뿐 아니라 남편도 살해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윤재필)는 27일 살인과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포천 변사사건 용의자 이모씨(50·여)를 구속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립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이씨의 남편 박모씨의 시신에서 수면제가 다량 검출됐다"며 "수면제만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씨가 박씨에게 치사량의 수면제를 먹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천 변사사건은 지난달 29일 오후 포천 한 빌라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2명의 시신이 발견되며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시신 중 한 구는 박씨, 다른 한 구는 이씨의 애인 A씨로 드러났다.

이씨는 A씨와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수면제를 '비염에 듣는 약'이라고 속여 먹인 뒤 스카프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A씨를 살해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박씨를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장남도 조사 과정에서 '아버지 박씨가 10년 전 자연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에 따르면 아들 박씨는 이후 "어머니가 처벌받는 것이 두려워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며 진술을 뒤집었다.

아들 박씨는 '아버지의 사망 원인에 대해 처음부터 의문을 품었고, 어머니가 아버지의 시신을 유기하는 이유에 대해 의심해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씨는 아버지 사망 당시 고등학생으로서 가족 중 어머니만 남아 홀로 남겨질까 두려워 시신 유기를 신고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들 박씨는 자신이 아버지의 시신을 유기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불기소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아버지 박씨의 사망 시점이 10년 전으로 사체은닉죄의 공소시효(7년)가 지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