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진 신제윤 "동참하지 않으면 아웃시킬 것"

신제윤 금융위원장(사진 왼쪽 두번째)이 27일 1박2일 '기술금융 현장방문'에 나서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독한 신제윤이 되겠다" 임기(3년) 후반기를 맞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작정한 듯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전략과 계획을 짜는데 치중했다면 이제 실천에 옮길 때라는 얘기다.

신 위원장은 27일 1박2일 일정의 '기술금융 현장방문' 만찬간담회에서 "독한 신제윤, 독한 금융위원장이 되겠다"며 "지난 1년6개월 동안 금융비전, 규제개혁, 보신주의 혁신방안 등을 발표하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실천에 중점을 두겠다"고 선언했다.


영화 '명량'의 한 장면도 인용했다. 위원장으로서의 각오를 이순신 장군이 결전을 앞두고 탈영병의 목을 치는 장면에 비유했다. 신 위원장은 "(정부 정책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아웃(out)"이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담보나 보증이 아닌 기술을 평가해 금융지원을 하는 기술금융의 정착을 거듭 강조했다. "악착같이 실천 하겠다", "(안하면) 금융인으로서 역사적 사명이 없는 것, 자리에서 물러나야", "조금 소리(마찰)가 나더라도 정착 시키겠다"와 같은 작심 발언이 연거푸 나왔다. 소위 '보신주의'에 빠져 기술금융을 비롯한 정부 정책에 호응하지 못하면 강력 응징하겠다는 최고수위의 경고를 날린 셈이다.

동시에 금융당국 내부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기존 관행에 젖어있는 금융당국의 업무방식도 확실히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앞으로 기술금융과 서민금융 등 주요 추진과제와 관련한 현장방문도 매주 실시할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제가 자리에 있는 동안 정책이 뿌리내리도록 밀어 붙이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술평가시스템은 세계 최초다. 신 위원장은 "과거 은행이 신용평가, 부동산담보평가 능력을 길러왔듯 앞으로는 기술담보"라며 "기술신용평가기관(TCB)으로부터 받은 등급평가에 은행 자체의 평가까지 합쳐 종합적으로 기술 가치를 매기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판교 테크노밸리를 방문한데 이어 대구 기계부품연구원을 방문해 현지 기업인 등과 기술금융 간담회를 열었다. 28일에는 전주 전북대 창업보육센터를 찾아 창업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후 전주 모래내 전통시장, 천안 고용 복지센터 서민금융 창구를 차례로 방문해 서민들의 금융애로 사항을 파악한다.

이번 행사에는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과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한철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 정책금융기관장들, 박인규 대구은행장, 김한 전북은행장 등이 참석한다.

한편 신 위원장은 이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최종 결재를 앞두고 있는 KB금융 제재와 관련해서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