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살리려면…" 무속인 사칭해 노인 등친 중국인 절도단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서울 광진경찰서는 유명 무속인 손녀를 사칭해 금품을 가져오게 한 뒤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수천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특수절도)로 중국인 A씨(46·여) 등 2명을 구속하고 중국인 남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도주한 중국인 B씨(40·여)는 같은 혐의로 수배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혼성 절도단은 지난달 1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노상에서 조선족 김모씨(60·여)에게 "용한 무속인 집이 근처에 있는데 아느냐"며 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후 무속인 손녀딸을 사칭한 A씨가 우연을 가장하고 김씨 앞에 나타나 무속인과 전화하는 시늉을 한 뒤 "4일 안에 아들이 사망할 수 있으니 1시간 안에 통장에 있는 돈과 몸에 지니고 다니는 귀금속을 가져와야 액운이 달아난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씨가 현금과 귀금속을 가져오자 준비한 가방에 담은 뒤 "마지막으로 손을 씻어야 액운이 달아난다"며 시선을 돌린 뒤 가방에서 금품을 비슷한 무게의 음료수로 바꿔치기해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김씨에게 "가방을 10일 동안 절대 열어보면 안 된다"고 속이는 수법을 써서 범행이 바로 발각되지 않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한족들로, 한국에서 이 같은 범행이 통할 것을 예상하고 중국에서 바람잡이·무속인 손녀 등 역할을 사전에 분담해 여행비자로 입국,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내 여성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A씨 등의 인상착의를 특정하고 홍콩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후 재차 범행을 위해 입국한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뿐 아니라 다른 중국인들도 동일한 수법으로 국내에 들어와 범행하는 것으로 보여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