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관 정비 예산 1.1조 필요, 하수도요금 또 오르나

서울시가 도로함몰을 막기 위해 노후 하수관 정비에 쏟아야 할 비용만 1조1000억원에 달해 예산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2015년 예산편성 시 노후 하수관로 예산으로 2200억원을 우선 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하수도 특별회계만으로는 역부족이라 국비 지원에 기대야 할 판이다.


하지만 지하철 내진설계 비용의 국비지원도 확정되지 않은 터라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하수도 요금인상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2018년까지 시가 노후 하수관로 보강에 투입해야 할 비용은 무려 1조583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노후 하수관로 조사비용만 303억원이 필요하다.

시는 석촌 지하차도 동공 발견 이후 도로함몰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2018년까지 연간 하수관로 보강 구간을 당초 계획보다 매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필요한 예산도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시 관계자는 "당장 내년부터 올해보다 1017억원을 증액한 2200억원이 필요한데 특별회계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연간부족액 1000억원을 충당하기 위해선 결국 국비 지원을 위해 손을 벌려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행 '하수관로 정비에 대한 국고보전 규정'에는 재정상태가 양호하다는 이유로 서울시가 지원 대상에서 빠져있다. 반면 광역시는 30%, 도는 50%를 국비로 지원하고 시·군은 70%를 지원받는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하철 1~4호선 내진설계 비용조차 국비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내진설계가 미반영된 1~4호선 보강 공사 사업을 위해 2011~2016년까지 2177억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상태지만 올해 사업비 569억원 중 국비를 지원한 227억원도도 미확정 상태다.

이 때문에 결국 서울시가 지방채를 추가 발행하거나 하수도 요금을 인상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빚을 더 내거나, 하수도 요금을 올리는 것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미 올해 3월 납기분부터 하수도 요금을 평균 15% 인상한 바 있다. 가정용은 15%, 공공용 19%, 일반용 14%, 욕탕용은 14% 올랐다. 상수도 요금의 경우 2012년 3월 평균 9.6% 인상됐다.

한편 서울시는 외부전문가와 시·구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도로함몰 상습구역인 송파구와 여의도의 노후 하수관을 긴급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