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비선 의혹' 박지원 의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종합)

(서울=뉴스1) 진동영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선 가운데 27일 오전 박지원 이병석 의원 등이 의원총회가 열리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4.8.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지원(72)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라인인 이른바 '만만회'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언론을 통해 박 대통령의 비선 의혹을 제기한 혐의(명예훼손)로 박 의원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6월25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의 전화인터뷰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비선 라인이 있다'는 것은 모든 언론과 국민들, 정치권에서 의혹을 갖고 있지 않냐"며 "만만회라는 것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만만회'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추천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면서 "비선 라인이 국정을 그렇게 움직이게 하는 것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하지 못하도록 역할을 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박 의원은 같은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만만회'는 이미 정치권에서는 알려져 있다"며 "언론에도 나왔지만 만만회는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과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 박 대통령의 옛 보좌관인 정윤회씨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만회의 활동은) YS(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아들인 김현철씨가 국정을 농간한 것과 똑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이튿날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보도됐다.

박 의원은 발언이 공개된 후 보수단체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했다.

검찰은 이같은 박 의원의 주장과 달리 박지만씨와 정윤회씨는 공직을 맡지 않고 있고, 문 후보자 지명 등 공직인사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박 의원이 박지만, 정윤회씨가 부당하게 인사와 국정에 개입해 국정을 농간하는 것처럼 발언해 그 내용이 보도되도록 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와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이밖에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74)씨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명예훼손)로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에서도 기소됐다.

박 의원은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수차례 만났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박 대통령과 박씨로부터 고발당했다.

박 의원은 2012년 4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에 출연,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지금 구속돼 재판받지 않나. 이분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막역하게 만났다"고 주장하며 박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같은해 5월에도 광주 북구 민주통합당 전남도당에서 열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박태규씨와 수차례 만났는데, 이 만남이 저축은행 로비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검찰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이 박씨와 만난 적이 없을 뿐더러 부산저축은행 관련 로비에 관여한 사실도 없다고 판단했다.

박 의원은 이밖에 2011년 통합민주당의 저축은행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새누리당 청년위원장 등을 지낸 기업인 이영수씨가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기소됐다.

박 의원은 당시 '저축은행 비리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던 우제창 전 의원에게 관련 의혹을 제보했다. 이를 들은 우 전의원이 방송 등에서 "이씨가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로비자금 24억원을 받아 한나라당 고위관계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씨는 박 의원을 고발했다.

검찰은 수 건의 고소·고발건이 접수된 박 의원에 대해 그동안 20여차례에 걸쳐 소환을 통보했으나 박 의원이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조사를 거부한 채 가끔씩 답변서를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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