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채권시장..강세? 약세? 엇갈리는 전망

'약세인 듯 강세 아닌 약세 같은 채권시장'


전소영 한양증권 연구원이 9월 채권시장을 전망하며 내놓은 코멘트다. 최근 유행한 '썸'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9월 채권시장은 강세를 내줄듯 말듯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담겨있다.

9월 채권금리 방향이 뚜렷하지 않을 것이란 것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에 중립, 약세, 강세로 시장전망도 갈리는 양상이다.

채권시장은 8월 금통위 직후 약세 흐름을 이어가다가 월말 들어 다시 강세로 회귀하는 흐름을 보였다. 8월 채권시장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515%로 지난달 대비 0.4bp(0.004%포인트) 하락, 원점 회귀한 수준에 마감했다.

시장이 강세로 기울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개선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경기 개선시 투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김지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채권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라며 "유럽의 경우 다시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돼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1% 아래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8월 HSBC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도 경기개선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이 약세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은 유럽의 경기 부진보다는 미국과 국내 경기의 회복세에 무게를 뒀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노동생산성 상승 등으로 임금 인상률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저물가와 안정적 주택경기를 기반으로 한 연방준비제도의 완화정책 등으로 미국 경기 회복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추석관련 소비 증가와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국내 펀더먼털도 채권시장에는 비우호적으로 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명확한 재료들이 확보되기 전까지 금리 방향을 단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통화정책이 금리 반등 재료로 전환될 수 있을지 '확실한 전환점'을 확인해야한다는 입장으로 투자의견은 '중립'을 제시했다.

윤여삼 연구원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국고채 3년물 2.6%, 국고채 10년물 3.2%가 단기적으로 넘기 어려운 고점이라는 인식이 커졌다"며 "글로벌 통화정책 등 확실한 증거가 확인돼야 국내 금리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이 제시한 9월 채권금리 범위는 소폭 하락~소폭 상승 가능성을 반영한 수준이다. 국고채 3년물 기준 NH농협증권은 2.45~2.60%, 한양증권은 2.50~2.65%, KDB대우증권은 국고3년 2.45~2.65%의 금리전망을 각각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