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종 바다제비 떼죽음, 밀사초 이식으로 해결

뉴스1 제공

(서울=뉴스1) 한종수 기자 =

쇠무릎에 걸려 죽은 바다제비. © News1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전남 신안군의 섬 칠발도에서 바다생명을 위협하는 외래식물 퇴출에 나선다고 31일 밝혔다.

칠발도는 국내 최대 바다새 번식지로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332호)로 지정됐으나 섬에 없던 쇠무릎과 쑥 같은 외래식물이 바다제비와 슴새, 칼새 등 바다새들의 서식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가을에 익는 쇠무릎의 열매는 갈고리처럼 생겨 바다제비의 긴 날개를 엉키게 만든다. 공단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이후 400여 마리의 바다제비가 쇠무릎 열매에 엉켜 떼죽음 당한 것으로 관찰됐다.

바다제비는 한국과 대만, 일본, 중국에서 6~10월에 번식하고 동남아시아로 이동하는 여름철새다. 우리나라는 칠발도, 구굴도가 대표적인 번식지인데 전 세계 개체군의 80% 이상이 이곳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단은 신안군과 함께 2011년부터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계획(MAB) 한국위원회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칠발도 복원협의체를 결성해 쇠무릎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섬 대부분이 급경사와 절벽지역이고 둥지훼손 위험이 커서 작업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칠발도 자생식물인 밀사초를 옮겨 심는 작업에 착수했다. 쇠무릎과 서식지 경쟁을 하도록 해 바닷새에 최적의 서식 환경을 제공하는 밀사초 자연식생지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공단은 밀사초 이식을 위해 2011년에 칠발도에서 종자를 채집해 고구려대학교(남도생태연구소 김하송 소장) 주관으로 3년간 양묘했으며 올해 6월부터 지금까지 총 1만6000개체를 이식했다고 전했다.

공단 관계자는 "칠발도에서 바다제비 둥지의 69%가 밀사초군락에서 발견됐는데 밀사초 뿌리 아래에 쉽게 둥지를 틀 수 있어 바닷새에겐 최적의 서식환경인 셈"이라며 "지속적인 외래식물 제거와 함께 밀사초 군락지를 조성해 바닷새의 안정적인 번식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