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과 하나, 파르나스 외나무서 만났다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파르나스 인수금융 주관사인 신한은행이 오버부킹을 이유로 하나금융그룹의 공동주관 제안을 거절했다. 올초 코웨이 차환 과정에서 하나은행에 밀려 배제됐던 경험을 되돌려 준 모양새가 됐다.

2일 M&A(인수·합병)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GS건설과 파르나스 인수를 놓고 막바지 협상 중이다. 거래 관계자에 따르면 IMM은 인수금 7000억여원 중 절반을 인수금융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인수금융 주선은 신한은행이 단독으로 맡고 있다.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은 IMM을 통해 공동주관 및 투자 제안을 넣었지만 신한은행은 이미 대주단이 대략적으로 꾸려진 상태라 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실상 거절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당초 하나은행컨소시엄은 또 다른 파르나스 응찰자인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인수금융을 주관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6000억원대의 입찰금을 적어내 가격경쟁에서 밀리며 인수금융 건도 무산됐다.

신한은행은 올초 코웨이 차환에서 배제됐던 앙갚음을 하나그룹에 한 셈이 됐다. 신한은행은 2012년 말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인수할 때 하나대투증권과 함께 47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관했다. 하지만 MBK는 이 인수금융을 차환할 때 씨앤엠 매각으로 마찰을 일으켰던 신한은행을 배제하고 하나금융그룹을 차환 단독주관사로 선정했다.

신한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은 인수금융계의 2대 강자로 불리는 전통 강호다. 지난해엔 하나대투증권이 1조9000억원 가량을 주선하며 9400억원의 실적을 올린 신한은행을 크게 앞섰다. 하지만 올해는 신한은행이 6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파르나스 인수금융까지 성사시키면 업계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번 파르나스 대주단에도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업계 큰손들이 대거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이들은 모두 IMM 기존 펀드에 자금을 출자한 투자자다. 국민연금은 IMM 로즈골드 펀드 1, 2호에서 각각 1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실시한 위탁운용사 컨테스트를 통해 IMM 측에 700억원의 자금 출자를 약속했다.

대구은행과 현대해상도 신한은행에 직간접적으로 인수금융 참여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많이 몰려 신한은행은 1000억원으로 계획했던 출자금을 하향 조정할 전망이다.

거래 관계자는 "정확한 인수금융 구조와 투자자 명단은 파르나스 인수 여부와 인수가가 정해진 다음 확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