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연저점으로…체면구긴 대표주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 현대중공업 (119,300원 ▼100 -0.08%) 등 증시 대표주들이 연중 최저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이 극히 부진했고 하반기 실적도 불투명하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히는데, 수급적인 측면도 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2일 오전 11시1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8000원(1.47%) 하락한 120만80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올 들어 최저가이고, 지난해 저점(종가기준, 121만70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135만원 안팎에서 거래됐으나 2분기 어닝쇼크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8월 들어서는 200일, 120일 60일 등 장기 이동평균선은 물론 20일, 5일선 같은 단기추세선도 깨고 내려온 상태다. 차트분석에서 좋지 못한 신호로 여겨지는 음봉(종가가 시가보다 낮게 끝나는 상태)의 출현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6월 이후 주봉을 보면 10개가 음봉이었고 양봉은 4개에 지나지 않았다. 현재는 심리적 지지선인 120만원을 지키고 있는데, 이를 깨고 내려오면 2012년 하반기 저점이었던 109만1000원(7월12일) 부근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중공업도 최근 연중 저점수준으로 주가가 밀려있는 상태다. 2011년 장중 한 때 25만8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9만5000원대 전후로 반 토막 이상 하락했다.

8월 들어 주가가 추가로 내린 결과, 지난달 21일 에는 최근 5년간 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주가약세의 배경이 됐다.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 정유 3사는 모두 2분기 영업 손실을 내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도 2분기 각각 503억원과 54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어닝쇼크'에 빠졌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에 2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2분기 만에 다시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석유사업 분야에서 2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출혈이 컸다.

화학사업도 부진했다. 화학사업을 담당하는 SK종합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5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77.2%나 감소한 수치다.

S-Oil은 매출액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정유 부문에서만 1534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5.2% 늘었지만 적자폭은 159%나 증가했다. 석유화학부문은 영업이익 260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실을 면하긴 했으나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76.2%나 감소했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정제마진의 하락은 멈출 줄 모르고 한때 효자산업으로 각광받았던 석유화학부문의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 업체마다 정제시설의 신규 증설 경쟁을 벌인 결과, 공급은 증가했지만 경기부진의 여파로 수요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수요처였던 중국 시장도 현지 업체들의 대규모 신증설 추진으로 인해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실적부진에 더해 주가연계증권(ELS)을 중심으로 한 수급요인까지 크게 악화된 상태다. ELS는 주가가 일정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헤지차원에서 매수한 주식이 되레 매물로 전환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저점을 위협할 정도로 주가가 내렸다. 현재 14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역시 2분기 어닝쇼크가 약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 부문에서 선가상승과 저수익 해양공사 매출비중 축소로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육상플랜트 부문의 수익성 우려를 아직 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등 신고점을 다시 쓰고 있는 기업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나 추락하는 대형주들의 모습도 들여다봐야 한다"며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기업들의 주가약세가 계속된다면 박스권 돌파가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