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 할당제' 가까스로 합헌 결정

머니투데이

김미애 기자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입된 '청년고용 할당제'가 간신히 위헌 결정을 모면했다.

헌법재판소는 조모씨 등 6명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청년고용촉진특별법 5조 1항 등에 대해 낸 위헌확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4(합헌):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위헌 의견이 더 많았지만 헌법재판소법상 위헌결정 정족수(6인)에 미달해서 합헌 결정된 것이다.

이정미·김이수·김창종·강일원 재판관은 합헌 의견에서 "국회와 정부는 공공부문에서나마 청년고용을 늘리기 위해 청년할당제를 도입했다"며 "모든 공공기관에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의 기관에만 적용되고, 전문적인 자격 등 채용규정에 예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3년 간 한시적으로만 시행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연령층에 대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청년실업해소를 통한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사회 안정은 매우 중요한 공익으로 청년할당제는 이를 달성하는데 기여하는 반면, 35세 이상 지원자들이 공공기관 취업기회에서 청년할당제 시행 때문에 새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박한철·이진성·안창호·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고용영역에서의 연령차별금지는 헌법을 정점으로 하는 우리 법체계 내에서 정립된 기본질서이자 보편적인 국제규범이다. 청년할당제는 정립된 기본질서와 모순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또 이들 재판관은 "청년할당제가 청년실업을 완화하는데 기여한다고 볼 수도 없고, 지속되고 있는 청년실업문제는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에 근본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용정원의 일정 비율을 청년층으로 채우도록 하는 고용할당제가 아닌, 재정 지원 등으로 정원 외 채용을 유도해 추가고용을 창출함으로써 다른 연령층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 5조 1항은 올해 1월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은 매년 정원의 3% 이상씩 15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 미취업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토록 했다.

나이가 29세~36세인 조씨 등은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에 취업하려고 하지만, 청년고용할당제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