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조사에 긴장?..중국산 H형강 물량 줄었다

중국산 철강재의 적합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중국 홍룬사와 현대제철이 제조한 250㎜(웨브 길이)*125㎜(플랜지 길이)*6㎜(웨브 두께)*9㎜(플랜지 두께) H형강을 비교해봤다. 플랜지(세로부)와 웨브(가로부)의 길이는 유사했다. 하지만 ±0.7㎜ 오차가 허용되는 웨브 두께는 홍룬사 5.189㎜, 현대제철 6.211㎜였으며 +2.0㎜ -1.0㎜가 허용되는 플랜지 두께는 홍룬사 7.317㎜, 현대제철 9.014㎜였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지난 7월말 중국산 H형강 반덤핑조사 개시를 결정한 시점 전후로 중국산 H형강의 수입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건축물 자재로 주로 쓰이는 H형강의 수입량은 지난 4월 8만3562톤(t), 5월 6만7371t, 6월 5만8791t, 7월 4만7804t으로 확실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8월 통계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전월 대비 1500t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H형강 수입량은 연간 기준 70만3444t, 월 평균 5만8620t이었다.


중국산 H형강의 수입량이 줄어들자 국내 H형강 제조업체들은 가격 정상화에 나섰다. 현대제철 (31,450원 ▼150 -0.47%)과 동국제강 (8,290원 0.00%)은 다음달 1일부터 출고되는 H형강에 대해 톤당 2만~3만원의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7, 8월에 톤당 2만원씩, 총 4만원을 올린데 이어 추가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연초부터 중국산과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간 데다 생산원가 인상분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여름 기간 동안(6~8월) 늘어난 제철소 전기 사용 요금을 감안하면 원가 부담은 더 커진 상태다.

수입업체들이 국내로 들여오는 중국산 H형강의 가격도 기존의 인하 일변도에서 벗어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산 H형강의 유통 판매가격은 최대 t당 65만~68만원 수준까지 인상됐다. 현재 국산 H형강의 유통가격은 톤당 77만~78만원 내외로 형성돼 있다.

이와 관련 철강업계 관계자는 "부적합 수입 철강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중국산 H형강 수입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반짝효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 부적합 철강재 수입 유통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H형강 수입으로 시장질서 교란은 물론 국내 철강 시장 과잉공급이 지속돼 문제"라며 "H형강의 경우 중국산 점유율이 30%에 가까워 시장 안정화까지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역위에 따르면 지난해 H형강의 국내시장 규모는 2조2500억원 수준으로 국내 생산품이 68.9%, 중국산 물품이 28.4%, 기타 물품이 2.7%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지난 5월 30일 중국산 H형강이 내수 물량보다 낮은 가격에 국내로 유입돼 동종물품의 국내 판매량이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악화되는 등 국내산업에 실질적 피해가 있다며 반덤핑 제소장을 접수했다. 양사가 주장하는 덤핑률은 21.6%다.

이에 무역위는 지난 7월 24일 중국산 H형강 반덤핑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이어 지난달말 반덤핑조사를 위한 질의서를 국내 생산자와 수입·수요업체 130여곳에 발송했다.

무역위는 수집된 질의서와 자체 조사를 바탕으로 12월 예비판정, 내년 5월 최종 판정을 내릴 계획이다. 덤핑 사실 및 국내 산업피해가 확인될 경우 덤핑률에 해당하는 덤핑방지관세부과를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건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