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이 된 초등학교 비정규직 사서 "밑바닥 처우에…"

/사진=정봄 기자

을(乙)을 위한 도의원, 학교비정규직 및 전체 비정규직을 대변하기 위해 김미리 경기도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당 비례대표로 공천받아 지난 6.4 지방선거에 당선됐다. 비례대표로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이 특별히 잘나서 받은 것이 아니라고 김 의원은 답했다. 전직 학교 비정규직 직원이자 공공운수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전회련) 경기지부 부지장을 역임했고 '여성'이었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물론 고민은 많이 했어요. 처음부터 정치에 입문할 목적이나 의향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학교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제 의정 활동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김 의원이 전회련 활동을 하던 시절, 비정규직을 위한 법안이 지극히 미미한 것임에도 예산 및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곧잘 제재를 당했었다. 제재의 이유가 무엇인지, 혹시 자신이 그 문제를 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김 의원은 초등학교 비정규직 사서로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약 5년간 근무했다. 다른 직원들에 비해서 길지 않은 근무경력임에도 비정규직본부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는 절묘한 '타이밍' 탓이었다.

김 의원은 2012년 11월에 처음으로 '파업'이라는 것에 참여하게 됐다. 당시 경기학교비정규직노조 사서분과장을 맡고 있었던 그는 딱히 학교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비정규직의 처우는 바닥 끝까지 닿아 있었어요. 단적인 예로, 당시 급식비를 비정규직만 내고 먹고 있었죠. 급식을 만드는 영양사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본인이 만든 것을 돈 주고 먹는 꼴이에요."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개선을 위해 경기도에서는 2개 학교가 함께 파업을 했고 김 의원도 동참했다. 파업 당시 학교 최고관리자와 나눴던 대화를 그는 생생히 기억했다.

"지금도 노량진에서는 정규 교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후배들이 있는데 그들 보기에 창피하지 않은가. 비정규직이 어떤 것인지 알고 들어오지 않았느냐……."

파업 및 노조활동 결과 경기도를 비롯한 광주, 강원, 전북, 울산, 제주 학교비정규직은 교육감 직고용제 조례가 작년 가결됐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임기가 시작되고 나서 김 의원이 가장 먼저 뛰어든 활동은 학교 비정규직의 '교육공무직' 전환이다. 교육공무직은 불분명한 학교 비정규직에 '신분'을 찾아주자는 것이다. 김 의원은 "교육공무직 법이 제정되면 법에 의해 학교 회계직의 신분이 보장되고 권리와 의무도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부할 것도 많다. 도의원총회 및 지방재정연구단체 등에 가입해 실질적인 시·도의 교육청 예산을 조사할 계획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대해서 정말 '빠듯해서' 못하는 것인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것.

김 의원은 현재 학교 비정규직 사서의 모임인 ‘전국학교도서관사서연합회’ 회장으로도 역임하고 있다. 4년의 임기가 끝나면 김 의원은 다시 비정규직 사서로 돌아갈 예정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모든 활동은 '내'가 아닌 '우리'의 행동이고 앞으로 해야 할 책임이에요. 이 모든 문제들이 마법처럼 한 번에 바뀔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차근차근 풀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