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할인, 9월부터 봇물 이루는 이유가…

수입차들의 할인경쟁이 시작됐다. 수입차 할인이 9월에 집중돼 있는 이유는 연휴 장거리 이동을 하게 되는 '시즌효과'도 있으나, 실제 한 달 정도 여름휴가에 돌입하는 제조사의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7~8월 제조사의 ‘일시정지’ 여파가 한국에는 10월까지 이어지고 이 전에 제작된 물량 위주로 프로모션이 시작된다.


신차가 한국에 입고되는 10월을 마지막으로 이후 연내 신차 출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수입차 업계에서 실제 연식이 넘어가는 것은 9월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점을 노린 소비자와 판매율 중위권에 있는 수입차 메이커 간의 요구가 결합된 현상이 최근 발표된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대에 이르는 할인 프로모션이다.

◇일본차 1000만원 내외 할인

사진제공=혼다코리아

현재 공식 판매가 3790만원인 혼다 SUV CR-V 4WD(2013년 형)은 구매 고객에게 300만원의 할인을 제공한다. 50만원대의 루프 박스와 기본바 세트를 증정한다. 판매가 5190만원인 8인승 미니밴 오딧세이(2014년 형)의 경우 5년 10만km 서비스 무상 쿠폰과 함께 브라이텍스 유아용 카시트를 증정한다. 대형 SUV인 파일럿(2014년 형)은 판매가 4950만원에서 100만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지난 2월 출시 후 반향을 일으킨 인피니티 Q50 2.2 디젤 모델 역시 대목 효과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지난달에 이어 특별 유예할부 프로그램을 연장 실시한다. 계약 만기시 상환 유예원금 50%는 일시 상환하거나 재금융 신청이 가능하다.

4350만원인 Q50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36개월간 선납금 40% 기준으로 매달 28만 2000원이면 새 차를 살 수 있다고 유혹한다. 7인승 크로스 오버 모델 QX60의 경우 6980만원 3.5 가솔린 모델과 7750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을 1000만원 할인해주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닛산

또 닛산 파이낸셜 서비스로 중형세단 알티마 2.5 와 크로스 오버 CUV 쥬크 SV를 구매한 고객에게 36개월 무이자 할부(선수금 별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금 구매 시 알티마 3.5 모델은 300만원, 2.5 모델과 쥬크 SV 모델은 200만원 상당의 주유권을 준다. 7인승 SUV 패스파인더, 크로스오버 무라노, 스포츠카 370Z, 박스카 큐브는 모델에 따라 최대 800만원의 주유권 또는 36개월의 무이자 할부 역시 제공하고 있다.

금액면에서 체감지수가 가장 큰 것은 크라이슬러의 대형세단 300C(2013년형 모델)이다. 3.0ℓ V6 엔진의 300C 디젤 모델은 6140만원에서 무려 1150만원 할인된 4990만원에 내놨다.

크라이슬러코리아 측에 따르면 대형 세단에서는 보기 드문 복합연비 리터당 13.9km 디젤 모델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었으나 최근 물량을 확보한 400대에 한해 할인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300C 3.6 가솔린은 4480만원으로 1120만원 할인을, 4륜구동 모델인 300C AWD는 5580만원으로 1060만원을 할인 해주고 있다.

◇연식 교체, 사후관리 현황 확인해야


꾸준한 주문량으로 아쉬울 것이 없는 '독일 3사'의 움직임은 조용한 편이다. 본사 차원에서의 현금 대폭 할인과 같은 프로모션 지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최근 업계 일각에서는 아우디와 렉서스를 포함해 달리 프로모션을 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평이다. 30% 정도 선입금을 전제로 무이자 할부를 대폭 적용하거나 무상 AS(사후서비스) 기간을 연장해주는 혜택을 더하는 경우는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9월 한 달 간, 더 비틀, 파사트, CC티구안 등 총 4개 모델 13종에 한해 ' 더 비틀 2.0 TDI 프리미엄'(3840만원) 모델을 구매할 경우, 선납금 30%(1152만원)를 낸 뒤 36개월 동안 매월 약 75만원을 납부하면 차를 소유할 수 있다.

파사트 1.8 TSI(3450만원)의 경우, 계약 시 선납금 30%(1035만원)을 내고 36개월간 매월 약 67만원을 납부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인기 모델인 골프는 TDI를 중심으로 현재 입고 대기 시간이 딜러에 따라 1~2달 걸린다.


BMW 역시 320d을 중심으로 1시리즈의 인기도 높은 상황. 9월 중 BMW 파이낸셜 서비스를 통해 6시리즈와 7시리즈를 구매하는 고객에 한 해 300만원 상당의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차는 연식이 넘어가는 연말 직전과 딜러의 성과 측정이 완료되는 매월 20일 전후가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디젤 모델 특수 이후 특히 2013년 식과 2014년 식이 대폭 교체되고 있는 올 가을 수입차 구매를 노리고 있다면 반드시 모델 연식과 사후 관리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

사진제공=위본모터스

비교적 판매율이 높은 독일 3사의 경우에도 현업 영업사원들은 월 평균 4.5대, 1년 평균 50대 이상을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나 30대를 채 달성하기도 어렵다. 연 평균 100대 이상 판매하는 최우수 영업사원도 업계 전체에서 약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한편 판매 대수가 많다고 해도 실제 남는 순이익이 적은 경우, 오히려 딜러의 실제 수익은 적자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우선 고객에게 현금 할인으로 혜택을 주는 듯 보이지만 일차적으로는 재고 소진을 목적으로 하고 전체 시장을 줄이는 '제 살 깍아 먹기'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수입차 중견 영업사원은 “딜러마다 연말 목표 달성 시 성과급이 예정돼 있지만 실 판매가의 2% 미만을 받기 때문에 고객이 요구한 기념품 및 편의 장치를 제공하다 보면 실제 수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영업사원 간 경쟁을 통해 당장은 저렴한 가격에 사더라도, 이는 결국 향후 급감하는 중고차 시세와 구매 고객의 사후 서비스 관리에 소홀한 악순환을 낳기 마련이므로 표면적인 가격 비교만으로 구매하는 것은 곧 고객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