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청부살인' 윤길자, 증여세소송 항소심서 패소

머니투데이

김정주 기자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의 주범인 윤길자씨(69·여)가 서울 강남의 빌라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증여세가 부당하게 부과됐다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윤씨는 자신의 특혜성 형집행정지를 공모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66)의 부인이다.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판사 조용구)는 윤씨가 "남편으로부터 받은 빌라 구입비에 대해 부과한 증여세 1억5000여만원을 취소하라"며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심과 달리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윤씨는 2000년 12월 강남구 청담동의 빌라를 8억6000만원에 구입했다. 윤씨는 남편으로부터 입금받은 9억원으로 매매대금을 지급했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은 8억7000여만원을 남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 2억5000여만원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세무조사 결과에 불복한 윤씨는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했고 2011년 재조사를 실시해야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재조사를 실시했고 증여세를 1억5000여만원으로 결정했다.

윤씨는 "남편에게서 9억원을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빌린 것"이라며 지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윤씨가 남편으로부터 9억원을 대가 없이 지급받았다고 할 수도 없다"며 윤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류씨가 2000년 윤씨의 예금계좌로 9억원을 입금했고 자금의 원천이 류씨 소유재산이다"라며 "이 돈은 류씨가 윤씨에게 증여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씨가 자녀들과 거주할 빌라를 취득함에 있어 그 자금을 배우자인 류씨에게 굳이 차용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씨는 2002년 자신의 사위와 사위의 이종사촌인 여대생 하모씨(당시22)의 관계를 불륜으로 의심해 청부살해한 혐의로 2004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유씨는 유방암과 파킨슨병 등을 이유로 2007년 형집행 정지처분을 받은 뒤 5차례 이를 연장했다.

류 회장은 윤씨의 형집행정지를 위해 주치의에게 허위진단서 발급을 부탁하고 돈을 건넨 혐의 및 계열사 법인자금 86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