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등 기관사 "다친 동료들 버리고 탈출했다"

머니투데이

김정주 기자

세월호 3등 기관사가 세월호 침몰 당시 배가 기울며 굴러 떨어진 동료들을 버려둔 채 탈출했다고 증언했다. 3등 기관사는 이들에게 아무런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탈출했고 동료 2명은 끝내 숨을 거뒀다.

3일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의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69) 등 선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3등 기관사 이모씨(25·여)는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지만 당시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숨진 이들은 식당에서 일하던 부조리장 김문익씨(61)와 조리원 이묘희씨(56)다.

이날 피고인 신문에 나선 이씨는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충격이어서 차마 볼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검사가 "다친 사람을 살려내기 위해 하는 것이 응급조치인데 단지 다친 사람을 보기 어려워서 안했다는 것이냐"고 다그치자 이씨는 "심폐소생술과 붕대감는 법을 배우긴 했는데 막상 그런 걸 겪다보니까 못했다"고 변명했다.

이씨는 부조리장 김문익씨가 자신 바로 옆에 떨어져 머리에서 피가 났다고 진술했다. 의식은 없는 상태였다. 조리원 이묘희씨는 떨어지자마자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고 한다.

검사는 "어떻게든 같이 내려오거나 해경에 얘기했으면 구조가 바로 됐을 것"이라며 "피고인들이 버려서 결국 그 자리에서 돌아가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한편 이씨는 기관장 박모씨와 1등 기관사 손모씨가 캔맥주를 마신 것과 관련해 "1등 기관사가 '안 될 것 같다'고 얘기하니 기관장이 '나도 이젠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자신도 이들이 마신 캔맥주를 마셨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엔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다들 포기하셨구나 싶어서 마셨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