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소식에 편의점株만 '방긋'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담뱃값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편의점주가 급등했다. 담배를 제조·판매하는 KT&G는 연초부터 담뱃값 인상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지만 이날은 차익실현 매물에 약세 마감했다.

전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담배 세금을 갑당 2000원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현행 2500원(KT&G 주력 기준, 외산 담배는 2700원이 주력)인 담배 가격은 최소 4500원으로 오르게 된다. 2000원 인상안은 당초 알려졌던 1000원보다 훨씬 큰 폭의 인상안이어서 담배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일 코스피 시장에서 KT&G (89,300원 ▼400 -0.45%)는 전일대비 0.42% 하락한 9만5300원에 마감했다. 반면 편의점 관련주인 GS리테일 (19,480원 ▼300 -1.52%)은 6.60% 급등한 2만5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BGF리테일 (3,730원 0.00%)도 3.42%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담뱃값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담배가격을 높여 흡연율을 떨어뜨려야 하는 동시에 세수 부족을 메울 필요가 있어서다. 지난 2004년 담뱃값을 500원 인상한 이래 10년간 가격이 동결된 것도 담배 가격 인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담배세금 인상은 KT&G 주가에 호재"라며 "담배세금이 다소 높게 인상되더라도 담배가격이 소득대비 낮은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 감소가 제한적이고 재고 평가이익이 수요 감소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상당부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또 담배 세금이 많이 오르지 않더라도 평균판매단가 인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경쟁사들이 2011~2012년에 주력 제품 가격을 갑당 200원 올린 반면 KT&G는 2500원을 유지해 세금인상 시점에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담뱃값 인상 논의가 이날 당일 담배업체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반면 편의점업체는 주가가 급등했다. 담배는 편의점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으로 가격이 인상될 경우 구조적인 매출 및 이익 증가가 기대돼서다.

2014년 기준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담배 관련 매출은 각각 1.2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편의점 매출의 약 34%에 해당되는 규모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담배가격이 2000원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2015년 영업이익은 추가로 800억원, 전년비 약 70% 증가가 예상된다"며 "또 평균판매단가 상승으로 매출이 내년에 약 5000억원, 영업이익은 추가로 500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