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14]삼성·LG에 밀린 유럽 가전업체 "추억 마케팅"

지난 3일 열린 삼성전자의 언팩 행사장 모습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국제가전전시회(IFA) 2014’는 전자업체들이 저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칠 신제품을 쏟아내는 곳이다. 또 이들 신제품을 소비자들의 뇌리에 최대한 강하게 심어주기 위한 마케팅 전쟁도 치열하다.


‘IFA 2014’ 개막 3일째인 7일(현지시간) 전시장을 둘러보며 확인한 올해 마케팅 키워드는 ‘예술과 추억’으로 요약된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협업을 통해 무채색 이미지의 가전제품에 색깔을 입히고 한층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또 역사가 오래된 유럽 가전업체들은 과거 히트상품들을 보여주며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 삼성·LG전자, 가전에 예술혼 불어넣다
가전과 예술의 만남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 3일 IFA 개막 직전에 열린 ‘삼성 언팩’ 행사에서는 ‘갤럭시 노트4’ 공개에 앞서 삼성 모바일 뮤직 솔루션을 활용한 밴드 오브 위즈덤의 연주로 분위기를 언팩 행사장의 분위기를 바꿔 놨다.

이어 4일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도 세계적 디지털 아티스트 미구엘 슈발리에(Miguel Chevalier)가 'Origin of the Curve(커브의 기원)'을 주제로 곡선을 형상화한 '디지털 패턴 퍼포먼스'를 배경으로 파스칼 콘테(Pascal Contet)의 아코디언 연주로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또 '시티큐브 베를린'에 마련된 전시장을 '코발트(COVART)'를 화두로 꾸몄다. '코발트(COVART)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예술(ART)의 합성어다.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엠마누엘 로메프(Emmanuel Romeuf), 클라스 파렌(Klas Fahlen), 안나 쾨페세스(Anna Kovecses) 등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와 일러스트 작가 3인의 작품으로 구성된 '아트 갤러리'가 전시장에 마련됐다.

이들은 삼성전자 드럼세탁기 'WW9000'과 청소기 '모션싱크', '파워봇' 등을 주제로 제품의 주요 콘셉트와 특장점을 일러스트 작품으로 표현했다.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오스트리아 프리미엄 쥬얼리 브랜드인 스와로브스키(SWAROVSKI)의 크리스탈 디자인을 적용한 올레드(OLED) TV(모델명: 55EA975) 2종류를 선보였다. ‘빛의 만남’을 주제로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 TV와 반짝이는 크리스탈의 동질성을 강조했다.

◇ 유럽 전통강자 필립스·로에베, 추억 마케팅
필립스는 전시관 한 쪽 벽면에 과거 TV 제품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이곳에는 “필립스가 1946년부터 TV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당신은 TV를 보면서 자랐고, 필립스 TV는 당신과 함께 성장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과거 필립스 TV를 보며 자란 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빼앗긴 고객들을 되찾아 오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로에베(Loewe)도 전시장에 과거 제품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전시장 한 가운데에 최신 제품인 65형 ‘마스터 피스’ TV를 두고 양쪽 벽면을 1931년 출시된 TV에서부터 2007년 제품까지 진열해 놓고 있다. 마치 전자제품 박물관을 연상시킨다.

소니도 전시장 내에 과거 워크맨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제품을 전시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