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시총 반토막? 개미 '비명'

이유없이 주가가 급등락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회사 측의 뚜렷한 답변이 없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주가조작설'까지 흘러나와 금융당국의 꼼꼼한 감시·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성산업은 지난 2일 이후 6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3일 한국거래소가 회사에 대해 현저한 시황변동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공시할 주요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6일 동안 해성산업 주가는 62.1% 내렸다. 이 기간 날아간 시가총액만 4719억원이다.

해성산업 (7,330원 ▼80 -1.08%)은 시설관리용역 및 부동산 임대사업체다. 건물관리 및 임대수입이 전체 매출액의 72.8%를 차지한다. 계열사로는 한국제지, 계양전기, 한국팩키지 등이 있으며 한국제지 대표이사인 단재완 회장이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다.

제일약품 (10,310원 ▲30 +0.29%)도 비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1일 하루를 제외하고 최근 10거래일 동안 내림세를 기록중인데 이 이간 주가하락률은 42.5%다. 제일약품도 지난 3일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지만 이에 대해 "공시할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조회공시를 요구받진 않았지만 대한뉴팜의 최근 주가 하락세도 심상찮다. 대한뉴팜은 지난 3일, 4일, 11일 각각 하한가를 기록했고 최근 5거래일 동안 주가 하락률은 41.5%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모두 단기간에 상승한 이후 가파른 속도로 급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성산업은 지난달 13일에 52주 최고가(8만9500원)를 기록했고 제일약품도 같은 날 3만36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대한뉴팜은 2일 4만210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유없는 주가 급락에 답답하기는 회사 담당자들도 마찬가지다. 해성산업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 중인 것도 아니고 담보 잡힌 지분도 없어 반대매매가 나오는 것도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사업 성격상 하반기 실적에 큰 변동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성산업의 올해 반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6% 늘어난 64억8000만원, 영업이익은 6.2% 줄어든 13억7000만원이다.

제일약품은 리베이트와 관련해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5년에 한 번씩 받는 세무조사 주기가 돌아왔을 뿐 리베이트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내릴 때 뿐만 아니라 오를 때도 별다른 호재가 없었기 때문에 주가조작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견들도 제기되고 있다.

해성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배를 웃도는 수준에 형성돼 있다. 제일약품은 액면가가 500원인데다 지난해 연말 주가가 1만305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1만7250원)도 결코 낮지 않다는 것.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단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린 후 한번에 차익실현을 하고 있다는 의심들이 새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지난 2일 이후 해성산업에 대해 6차례나 '소수지점·소수계좌 거래집중 종목'이라며 투자주의 공시를 냈다.

최근 주가 급락 중인 한 회사 담당자는 "투자자들 사이에 회사에 작전세력이 붙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누가, 왜 파는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오히려 당국에서 철저히 조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