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5조원도 위태롭나

이미지=유정수 디자이너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하향이 계속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에 못 미칠 거란 전망은 이제 5조원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로 악화되며 투심을 짓누르고 있다.


15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는 전일대비 1000원(0.08%) 하락한 120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3일 118만원의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뒤 신저가 부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흐름이다.

만일 3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밖에 나오지 않을 경우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5조원, 20조원에 미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의 198조원 시가총액을 '저평가'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2분기 실적이 발표됐던 7월달에는 올해 영업이익이 30조원 수준은 될 거란 의견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후 3·4분기 실적 전망이 계속 하향 조정되며 이제는 25조원도 어려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이익 하향 조정이 계속되는 국면에서는 현 주가를 저평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추정치 하향이 진정되는 국면이 돼야 새로운 기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3Q 영업익 예상치, 5.1조원까지 밀려=CLSA증권은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5조100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현재까지 나온 추정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에 해당된다.

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과거 수준인 11%까지 추락할 우려가 있다며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각각 16%, 34% 깎았다. 매수 의견은 유지하되 목표주가는 18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5조3700억원으로 하향했다. 목표주가도 145만원에서 135만원으로 조정했다.

우동제 메릴린치 연구원은 "3분기는 평균판매단가의 가파른 하락, 선적에 소요된 추가 비용 영향에 마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다"며 "노트4 등 신 모델이 실적에 기여한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보통주보다는 우선주의 매력이 더 높다고 봤다. 견고한 현금 흐름,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 메리트를 감안할 때 우선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다. 다만 3분기 실적 하향으로 우선주의 목표가도 130만원에서 125만원으로 내렸다.

3분기 영업이익 부진 외에도 매출액 감소에 주의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을 49조원으로, 영업이익은 5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50조원을 밑도는 것은 9분기 만에 발생하는 일이다. 영업이익이 10분기 만에 6조원을 하회하고, 매출액까지 50조원 아래로 밀리면 시장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했다.

◇애플 '대면적 아이폰6'의 공격=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출시된 아이폰6는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9일 애플은 4.7인치 크기의 아이폰6와 5.5인치 크기의 아이폰6 플러스, 애플 워치를 동시에 공개했다. 아이폰6는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워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대화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CW 정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대화면 아이폰은 큰 사이즈의 스마트폰을 원했던 소비자들에 충분히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상 아이폰은 삼성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면에서 우월하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아이폰은 늘 그렇듯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보다 모델당 가격이 약 100달러 비싸게 출시됐지만 애플 고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대화면 시장에서 상당한 시장 확대를 꾀할 것으로 봤다.

다만 아이폰보다 더 큰 위협은 중저가 시장에서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중저가 시장의 경쟁 격화가 더 심각한 문제"라며 "로열티를 무시하는 등 시장의 룰을 지키지 않고 경쟁하는 중국 플레이어들 때문에 더 심한 가격 경쟁에 돌입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