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리병원 1호 '싼얼병원' 설립 무산…복지부, 불승인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국내 첫 투자개방형 국제병원(영리병원) 승인신청을 한 '싼얼병원' 설립이 무산됐다. 투자계획과 응급의료체계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제주도에서 요청한 싼얼병원 사업계획서를 불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주중 한국대사관 현지조사 결과와 제주도가 제출한 '외국의료기관 싼얼병원 사업계획서 보완계획'을 바탕으로 종합 검토한 결과다.

외교부 조사결과 싼얼병원의 모기업인 톈진화업그룹 대표는 구속 상태였으며 채권채무관계가 복잡하고 모기업의 산하 회사 두 곳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CSC 역시 제주도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모기업에 재정상 어려움이 있고 S중앙병원과의 응급의료체계 역시 해지됐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제출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모기업 대표 구속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있고 △응급환자 발생 시 응급의료쳬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줄기세포 시술 관리·감독 방안 역시 완벽하지 않은 상태다. 당초 복지부에서 승인 조건으로 내세웠던 △투자자 적격성 △응급의료체계 △불법 줄기세포시술 여부에 모두 맞지 않는 셈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해당 의료기관의 사업계획서를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불승인' 결정을 제주도에 통보할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 설립하는 영리병원의 경우 최종 허가권은 제주도에 있지만 이 병원이 의료법 상 타당한 병원인지 사업계획서를 승인하는 권한은 복지부에 있다. 복지부가 승인을 불허함에 따라 이 병원의 설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싼얼병원 외에 추가 설립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 투자적격 여부에 따라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싼얼병원 사업계획서 '불승인' 결정은 사업자 측이 관계법령에서 정한 요건을 충실히 구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투자 의사와 능력이 충분하고 국내법상 문제되지 않는다면 외국의료기관 투자사례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2월 중국 천진화업그룹의 자회사 ㈜CSC는 제주도에 505억원을 투자해 48병상 규모의 투자개방형 병원을 설립한다는 신청을 했다. 제주도를 통해 설립 승인 요청을 받은 복지부는 그동안 이 병원 승인여부를 검토해왔으며 이날 승인을 하지 않기로 최종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