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략으로 헤지펀드 수익률 제고"

수익률 부진에 시름하는 헤지펀드 시장에 무서운 신인이 등장했다. 안다자산운용의 '안다크루즈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다.

안다자산운용은 코스모투자자문을 업계 1위로 키워낸 최권욱 회장이 설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운용사가 올해 헤지펀드 운용 허가를 받고 첫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안다크루즈 1호다.


안다크루즈 1호가 사용하는 주된 전략은 △롱숏 △이벤트드리븐 △차익거래 △전환사채(CB) 총 4가지다.

지난 5월15일에 설정돼 약 4개월만에 수익률 8.7%를 기록하고 있다. 펀드를 운용하는 박지홍 헤지펀드운용부 팀장은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면서 좋은 공이 올 때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이 구사하는 롱숏은 국내 헤지펀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펀더멘털 롱숏과 조금 다르다. 펀더멘털 롱숏은 업종별, 또는 한 업종 내 경쟁사들 중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매수하고(롱) 주가가 내릴 것 같은 주식은 공매도(숏)한다.


박 팀장은 보통주와 우선주, 지주회사와 산업회사 등으로 롱과 숏 포지션을 구축한다. 별개의 회사들로 롱숏을 설정할 때보다 안정적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분할상장된 코스맥스비티아이(지주회사)와 코스맥스(산업회사)가 있다. 박 팀장은 "지주회사 주가는 통상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되는데 비해 코스맥스비티아이 주가가 높아 고평가됐다고 판단했다"며 "이럴 때 코스맥스를 사고 코스맥스비티아이를 숏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분할된 기업을 대상으로 롱숏을 활용한다면 이벤트 드리븐은 분할·합병 도중에 일어나는 가격 차이를 이용한다. 분할·합병에 대한 시장의 오해로 가격이 왜곡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

박 팀장은 "안다크루즈 1호에서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자주 인용하는 것이 현대하이스코, 현대제철 페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현대하이스코에서 냉연부문을 분리해 이를 현대제철에 흡수합병시킨다는 소식에 양 사의 주가는 요동을 쳤다. 알짜 사업 부문을 빼간다는 인식에 현대하이스코 주가는 급락했고 현대제철은 강세를 보였다.

박 팀장은 냉연부문을 분리하더라도 현대하이스코가 망할 회사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저평가된 현대하이스코를 사기 위해 롱숏을 활용했다. 분할합병으로 현대하이스코 주식 들고 있으면 40%는 현대 제철 주식으로 교환되는 상황이었다.

현대하이스코를 사고 현대제철 주식을 받을 분량만큼 현대제철을 공매도해 현대제철 비중을 없앤 것이다. 실제로 현대하이스코는 분할 상장 후 강세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 1월 4만원 초반이던 주가가 현재 7만~8만원선에서 오가고 있다.

박 팀장은 "특히 해운, 철강업은 업황이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지배구조가 변할 때 시장이 과민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벤트가 생겼을 때 상황을 빨리 판단하고 적확한 시기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CB는 우량 중소기업으로부터 사모로 발행받고 있다. 보통 1년 후 주식으로 전환 가능하며 사채의 풋옵션(회사로 되팔 권리)는 1.5년 수준이다. 박 팀장은 "현재 코스피 기업의 CB를 담고 있으며 최근 발행 회사의 주가가 크게 올라 수익률이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앞으로 안다크루즈 1호에 기관자금을 추가로 투자받아 몸집을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박 팀장은 "우리의 벤치마크는 절대수익"이라며 "손 안에 최고의 패가 쥐어질 때까지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착실히 수익을 쌓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