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불량 불꽃감지기' 교체, 전국 4641개 폐기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불량 불꽃감지기 설치 현황> 자료제공=소방방재청

소방방재청이 전국 422개소에 설치된 불량 불꽃감지기 4641개를 전량 교체·폐기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인증기준과 검사방식을 강화하기로 했다.

소방방재청은 불량 불꽃감지기 유통 및 설치 사건과 관련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불량 불꽃감지기 근절대책'을 16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불량 불꽃감지기 유통 문제는 영세한 소방산업체가 납품된 소방용품에 별도 관리감독 장치가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악용하면서 불거졌다. 생산제품검사만 받은 후 불법으로 부품을 바꾸는 방식으로 기준치에 미달하는 불량제품을 유통 후 설치해 온 것.

이로 인해 공공기관 54곳과 교육기관 85곳, 문화재 13곳과 사찰 13곳 등 총 422곳에 4641개의 불량 불꽃감지기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방재청은 이를 모두 교체하거나 폐기하기로 하고, 불법제품제조사 K사에 지난 8월 폐기 명령을 내렸다. 불법 불꽃감지기가 설치된 422개소에는 작동확인시험을 실시토록 안내문을 보냈다.

특히 원자력발전소나 주요 문화재 등 국가 주요시설에 설치된 불량 불꽃감지기에 대해서는 지난 8월 관계자 대책회의를 열고 수사내용, 성능확인방법,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불량이 확인된 경복궁 불꽃감지기는 이미 교체했고, 나머지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 성능시험을 맡겨 시험결과에 따라 교체를 결정할 예정이다.

방재청은 앞으로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불꽃감지기 경보 작동시험인 비화재보 시험을 현재 백열등, 형광등 기준에서 태양광, 전기히터 등 미국 기준으로 바꿔 강화한다.

사후관리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매년 1회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수집검사 방식도 불시에, 수시로 하는 것으로 바꿔 불법행위를 근절한다는 방침이다. 검사 대상 제품도 현행 유통제품만 하던 것에서 설치된 소방용품까지 넓힌다.

불시 수집검사에서 임의조작이 적발됐을 경우 감리자 처벌 수위를 높이도록 관련법 개정을 검토한다. 설치하려는 불꽃감지기 감도가 설치 규격서와 같은지 감리자가 제대로 확인토록 하기 위함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방용품 전반에 걸쳐 불법 제품이 나오지 못하도록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고 사후관리제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