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 상용차 판매 부진…쓰촨현대 총경리 전격교체

쓰촨현대 상용차 공장에서 대형 트럭 트라고 엑시언트가 시험생산 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전반적인 중국 상용차시장 축소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법인장격인 쓰촨현대 총경리가 교체됐다.


현대차 (235,000원 ▲4,000 +1.73%)는 지난달 중순 쓰촨현대기차유한공사 총경리가 강병욱 전무에서 신명기 부사장으로 교체됐다고 16일 밝혔다.

신 부사장은 2012년 현대차그룹 품질본부장을 지낸 그룹 내 품질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인사 직전 신 부사장이 역임했던 러시아생산법인장은 최동열 상무가 전무로 승진되며 맡았다.

현대차는 2012년 8월 중국 상용차 메이커인 난쥔기차와 상용합자 회사 쓰촨현대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상용차 공장에 진출했다. 지난 6월부터는 첫 해외 상용차 공장인 ‘쓰촨공장’(연산 15만대)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쓰촨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현대차는 기존 난쥔기차의 생산시설을 최신식으로 리모델링한 1만대 규모의 청두 버스공장과 함께 트럭 15만대, 버스 1만대 등 총 16만대 규모의 상용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는 쓰촨공장이 본격 가동함에 따라 올 중국 시장 상용차 판매 목표를 5만대로 잡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3월 쓰촨 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 “상용시장에서도 승용시장에서의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메이커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올 1~7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8%나 줄어든 1만9806대에 그치며 목표달성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현대차 상용차 판매 부진이 중국 상용차 시장 축소와 고급 트럭 판매 경험 부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중국의 경기 성장이 둔화되면서 상용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에 따르면 올 1~7월 중국에서 상용차 판매는 3.6% 감소한 231만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승용차 판매량이 11%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급 트럭 중심인 쓰촨현대가 판매에 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둔화로 시장이 감소한 만큼 고급 트럭이 먼저 타격을 받는 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차가 쓰촨공장에서 중국형 모델로 생산하고 있는 ‘트라고 엑시언트’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최고급 트럭이다.

여기에 판매를 맡은 난쥔기차가 고급 트럭 시장 공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쥔기차는 지금까지 주로 저가형 트럭을 생산, 판매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공장가동 초기 단계인 만큼 판매 부진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총경리를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올린만큼 더욱 상용차 시장에 집중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은 축소됐지만 중국은 여전히 상용차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현재 중국 상용차 시장은 연간 산업수요가 420만대로, 중국 정부 주도의 도시화 확대 및 중서부 개발 정책 등으로 2020년에는 53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한 현대차는 2017년 중국시장에서 17만대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20년에는 상용차 글로벌 5위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