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돈봉투' 의혹, 한전 비자금 수사로 확대 조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이현희 경북 청도경찰서장이 9일 삼평1리 할머니들에게 전달한 돈봉투./사진제공=이보나 청도345Kv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 상황실장.© News1 2014.09.11/뉴스1 © News1

경북 청도군 송전탑 건설에 반대한 지역 주민들에게 경찰을 통해 돈을 뿌린 한국전력 대구경북건설지사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수사 대상이 한전 비자금 조성 여부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주민들에게 전달된 돈의 출처가 한전 내에서 비정상적인 경로로 모아진 것이라면 경찰 수사는 한전 본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대구 중구 동인동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 5~7층 사무실과 이모 전 지사장 등의 자택·차량, 공사 현장 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법인계좌나 자금집행 관련문서 등을 확보해 한전이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에게 건넨 돈이 실제 1700만원이 맞는지와 해당 돈의 출처 및 성격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15일에도 이 전서장의 대구 자택과 차량을 수색하고 휴대폰을 압수, 통화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다.

앞서 한전은 이 전서장을 통해 지난 2일과 추석 연휴기간이었던 7~9일, 100만~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청도군 삼평1리에 거주하는 할머니 7명에게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한전 측은 "해당 돈은 회삿돈이 아닌 직원의 개인 통장에서 뽑은 돈으로 위로금 성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전지사장의 계좌 등을 확인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500만원은 이 전지사장의 계좌, 600만원은 이 전지사장의 아내 계좌에서 출금됐다.

하지만 다른 직원이 '사무실에 있던 현금을 줬다'고 하는 등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 이에 경찰은 할머니들에게 전달된 돈이 한전에서 마련한 별도의 자금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만약 한전이 전달한 돈의 출처가 송전탑 건설 하청업체 등의 로비자금이고 대가성이 인정된다면 이 전지사장에게는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또, '개인 돈'이라는 직원들의 진술과 달리 한전의 예산을 본래 목적이 아닌 주민을 회유하려는 용도로 불법집행 했다면 횡령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청도군 일대에서 송전탑 건설을 추진했던 한전은 삼평1리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2년간 공사를 중단했다가 지난 7월 공사를 재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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