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동의시 세탁기 파손 동영상 공개하겠다”

‘세탁기 고의 파손’ 의혹 사건으로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와 LG전자 (92,800원 ▲800 +0.87%)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진실공방이 양비론으로 흐르자 삼성전자가 진실을 알리는 차원에서 LG전자가 동의하면 동영상을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6일 “조성진 LG전자 사장과 임원진들이 이달 3일 오전 10시30분과, 12시 30분경 독일 베를린 가전양판점 자툰사의 슈티글리츠, 유로파센터에서 크리스탈 드럼세탁기를 파손한 동영상을 확보했다”며 "계속 여론전이 되는 만큼 LG전자가 동의한다면 진실을 가리기 위해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당초 LG전자 임원진들이 나오는 동영상을 확보했으나 내부 법무팀의 자문을 거쳐 일방적인 공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어긋난다는 자문을 받아 검찰에만 공개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LG전자 측에서 “파손 행위가 아닌 일상적인 품질 테스트”라고 반박하면서 제품 내구성 문제를 지적하자 대응방안으로 동영상 공개 여부를 재차 저울질하게 된 것이다.

동영상이 공개되면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이 풀린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이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당사자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만 공개할 수 있어 임의대로 언론이나 일반인들에게 동영상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초 언론 등에 비보도를 전제로 사실 확인 차원에서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결과적으로 동영상에 등장하는 LG전자 임원들 모두 동의를 구하지 않는 이상 공개가 어렵다는 법리 검토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 측에서 떳떳하다면 동영상에 등장하는 조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 전원의 동의를 얻은 뒤에 공식적으로 우리 측에 동영상 공개를 요청하면 법률적인 문제가 해소되므로 공개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IFA 기간 삼성 드럼세탁기 파손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유럽 최대 양판점 자툰(Saturn)社의 독일 베를린 슈티글리츠(Steglitz) 매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현재 삼성전자는 해당 동영상에서 세탁기 도어 부분을 힘주어 누른 인물이 조 사장을 비롯한 LG전자 임원진이 확실하다고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일상적인 품질테스트로 고의적인 파손행위가 아닌데 삼성전자가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이번 삼성전자의 입장표명과 관련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않겠다. 향후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동영상 공개 여부에 대해 당사자 동의를 얻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