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을 지나는 청춘들에게

‘철학관’이 몰려있다는 미아리 한 복판에 돗자리 깔고 앉아 연애, 돈, 직업, 결혼, 인간관계, 처세, 행복한 삶 등등에 관한 청춘들의 모든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하고, 함께 아파하고, 명쾌한 길을 제시하고, 포근하게 웃어주기까지 하는 음유시인이 나타났다.

문화전문지 페이퍼(PAPER)를 만들며 19년 동안 청춘들과 함께 길을 걸어온, 청춘들의 ‘백발두령’ 김원 발행인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에 얼렁뚱땅 넘어가 아픈 것이 당연한 것으로 아는 청춘들이여, 지금부터 필자가 하는 말은 필자의 말이 아니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며 여러분 곁을 지켜왔던 ‘김원 두령’의 말이니 그런 줄 알고 참고하시라. 알고 보니 청춘은 아픈 것이 아니었다. 사는 동안 가장 뜨거운 희망의 축제였다. 땅 위를 걷는 대신 구름 위를 좀 떠다녀도 되는 때였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거냐고? 이 세상에서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중 하나다. 그러니 답도 여러 개일 수밖에. 그 중에는 ‘값 싸게 잘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답도 있다. 같은 물건을 남보다 싸게 샀다면 흐뭇해진다. 그러면 행복해지는 거다.

그런데 ‘잘 죽는 게 잘 사는 거’라는 답도 있다. 좀 살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잘 죽는다는 게 인생에서 가장 큰 숙제라는 사실을. 잘 죽지 못하면 지난 100년을 잘 살아왔다 해도 그 영화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말이다.


허나 ‘잘 죽기’가 쉽지 않다. 잘 살아야 잘 죽을 수 있다. 건강하게 살아야 건강하게 죽을 수 있고, 행복하게 살아야 행복하게 죽을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행복하게 살아 보려고 발버둥치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땀 흘리고 살든, 술 마시고 노래 하며 춤을 추고 살든 어차피 청춘은 똑같이 중년으로 흘러간다. 땀 흘리고 노력했던 이는 여유롭고 느긋한 중년을 맞는다. 길길이 날뛰며 청춘의 달콤한 꿈을 마음껏 빨아먹었던 이는 다소 우울하고 씁쓸한 중년이 온다. 그래서 인생은 공평한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부디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 그리고 이 말을 명심해라. ‘부러워하면 지는 것이 아니라 부러워해야 이길 수 있는 것’이다. 기죽는 대신 그 부러움을 불타는 의욕으로 승화시켜야 너의 꿈들이 이루어진다. 어쨌든 이 세상 떠나는 그날 ‘아!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멋진 네 인생을 기대한다.

이미 어른이라면 과거를 곱씹으며 잘 살았나? 못 살았나? 앞으로는 어째야 쓰나? 성찰하기에도 안성맞춤이겠다.

◇봄날을 지나는 너에게=김원 지음. 큐리어스 펴냄. 264쪽/1만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