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모바일로 가상 대화 가능"

/사진=이톡 제공

"이톡은 애니메이션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앱이다. 세마포(SE-MA-FOR)는 이톡으로 한 달 100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 유명 애니메이션 회사인 세마포의 Adam ptak 대표가 한 국내 스타트업 '이톡'에 대한 평가다. 이톡은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 편집된 영상 속 캐릭터나 연예인과 가상의 대화를 주고받는 서비스 앱이다. 지난 8월 세마포는 이톡과 콘텐츠 제휴를 맺어 자사의 유명 토끼 캐릭터인 플래퍼(Flapper)의 이톡용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계약했다. 세마포 70년 역사상 최초의 콘텐츠 제휴다.


세마포는 현재 자사 캐릭터를 활용한 영상통화 앱을 판매한다. 음성인식 기술 없이 랜덤으로 반응하지만 이 앱으로 세마포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월 20억원에 이른다. 음성인식 기술로 보다 정교한 대화가 가능한 이톡과 제휴하면 10세 어린이까지 이용자를 늘려 100억원까지 수익을 늘릴 것으로 세마포는 기대하고 있다.

이톡은 사용자가 앱에 접속해 업로드된 콘텐츠 중 하나를 선택, 대화 가능한 문장을 확인한뒤 스마트폰에 대고 문장을 말하면 음성을 인식한 앱이 미리 편집된 영상을 재생해 주인공과 가상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SBS 드라마 '별에서온 그대' 주인공인 김수현이나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들과도 가상대화가 가능하다. 어린이들은 뽀로로, 코코몽 등 인기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7개국어를 지원한다.

콘텐츠 제작 플랫폼도 갖춰 사용자가 영상을 선택하고 문장을 입력하면 대화형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제작하고 공유하면서 콘텐츠 양을 늘려가는 방식이다.


최승철 이톡 대표(41)는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다 이톡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IT 웹서비스 등 크고 작은 창업을 해온 최 대표는 2008년 꿈꿔왔던 영화감독에 도전했다. 2010년 그리스 국제영화제 단편 종합부문 대상 수상을 계기로 국제영화제 출품을 위해 유럽을 배경으로 외국 배우와 촬영 했다. 그러던 중 영상을 편집하며 여배우의 '사랑한다'는 대사에 대답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때 그는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한 대화형 앱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2011년 이톡 개발에 나서며 다시 창업에 뛰어들었다. 앱 개발을 완성한 올 초에는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예비 사용자를 모집했다. 방송사가 밀집한 상암 DMC 주변을 찾아 아이돌과 연예인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직접 앱을 시연하며 홍보했다. 중국 상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예비사용자들을 끌어모았다. 한국에서만 랜딩 페이지 오픈 5일 만에 7만명이 가입했고 중국에서는 3일 만에 60만명이 가입했다. 예상치를 훨씬 넘어선 가입자수에 최 대표는 이톡의 시장성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톡은 그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3월 독일 세빗(CeBIT)에 초청을 받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전 주지사 등과 함께 연설자로 나서 이톡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 기업가가 세빗에서 연설한 것은 윤종용 전 삼성전자 CEO 이후 처음이다. 최 대표는 "이톡은 교육용 콘텐츠로 무료로 제공해 교육의 평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사회적 가치를 설명했다.

10월 정식 앱 출시를 앞둔 이톡은 현재 독일의 2DF, RTL, 프랑스의 CANAL+ 등 외국 방송사와 콘텐츠 제휴를 맺었고 국내 방송사 SBS, MBC와도 제휴 상태다. 최 대표는 "예비 사용자 수로 미뤄볼 때 정식 출시 앱은 사용자를 1억명 이상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는 "이톡은 어린이 교육용 앱 뿐 아니라 성인의 외국어 학습용, 노인의 치매 예방용 앱 등 연령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이톡을 수익창출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철 이톡 대표/사진=이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