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서든어택'서 '반칙' 프로그램 판매한 일당 덜미

=
온라인게임에서 정상적인 게임을 방해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유포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소위 국민 총쏘기 게임인 온라인 1인칭슈팅(FPS) '서든어택'에서 프로그램을 위·변조해 장애물에 가려진 상대방이 보이게 하는 반칙 프로그램인 '월핵'을 게임 이용자 3000여명에게 판매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로 총책 송모(31)씨와 지역관리책 박모(24)·성모(24)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악성프로그램 판매와 대포통장 모집을 담당한 판매책 송모(24)씨와 서모(22)씨 등 2명, 이들에게 예금통장을 넘겨준 대포통장 명의자 문모(24)씨 등 3명, 총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송씨 등 조직원들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FPS 게임인 '서든어택'에서 정상적인 게임운용을 방해하는 '월핵' 프로그램을 3000여명의 게임 이용자들에게 판매해 1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타인 명의로 가입한 아이템거래 사이트에 판매 광고 글을 올려 구매자들과 대포폰으로 연락하며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개인별로 한달에 3만5000원씩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별도의 어둠의 계정을 이용해 게임 이용자들이 돈을 내고 가입하면 한달 단위로 '월핵' 사용기간을 설정해줬다. 입금이 확인되면 컴퓨터 하드디스크 인증을 통해 게임이 시작되면 '월핵'도 함께 구동되게끔 했다.

이들은 해당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마일리지를 받아 현금화하거나 문화상품권 핀번호 거래, 대포통장을 이용한 계좌이체 등의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

총책 송씨는 해외 악성프로그램 개발자로부터 프로그램 권리자 권한을 부여받아 이를 국내에 판매해 수익을 분배하기로 하고 평소 게임을 통해 알고 지내던 박씨와 성씨를 각각 서울과 부산 지역관리책으로 지정했다.

이들은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만든 대포통장을 부산과 서울에서 반대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는 치밀함도 보였다.

또 관리책 밑에 일명 '스텝'으로 불리는 판매책을 두고 악성프로그램 판매와 대포통장 모집을 시키면서 전국에 걸쳐 조직적으로 범행을 했다.

경찰은 총책 송씨의 경우 이미 같은 수법으로 검거돼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조직원들에게 프로그램 판매 방법과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는 방법, 검거될 경우 대응방법 등을 교육했다고 전했다.

특히 송씨는 벌금형을 받게 되면 자신이 대신 납부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자신은 나서지 않으면서 조직원들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서울 지역관리책 박씨의 경우 서울의 유명 대학 법학과 휴학생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공범들에게 법적 조언을 해주고 안심시키며 대포통장과 대포폰 개설 방법을 가르쳐줬다.

경찰의 추적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공범들에게 향후 사법시험 합격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비밀로 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조직 외에 국내에서 불법 핵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 추적하는 한편 판매액 일부가 해외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한 것을 바탕으로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해외 악성프로그램 개발자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게임회사 등에는 불법 핵 프로그램 사용자에 대한 아이디 영구정지 등 자체적인 예방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게임 사용자들도 불법 프로그램 사용이나 예금통장 양도는 민·형사상 책임이 따를 수 있으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