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펀드유입..기관귀환에 화답하는 증시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연기금은 물론 환매압박에 시달렸던 주식형펀드에도 자금이 들어오면서 투신권 상황도 개선됐다.

매수강도가 약해진 외국인 투자공백이 메워진 국면이라 수급개선을 염두에 둔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9.69포인트(0.96%) 오른 2062.61로 장을 마쳤다. 총 거래량은 3억4644만2000주, 거래대금은 3조4293억9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기관의 순매수 금액은 1208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대부분 투신(664억원)과 연기금(533억원)의 자금이었다. 투신은 이날을 포함해 최근 7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고 총 순매수액은 345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기금은 2548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투신의 수급개선은 이후 증시향방을 가늠하는 데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신은 코스피시장이 강세를 보였던 7~8월 줄곧 '팔자'로 시장의 발목을 잡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형 펀드의 환매부담이 줄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473억원이 순유입됐다. 6거래일째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개인 비중이 높은 공모펀드에서 353억원이, 사모펀드에서 120억원이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주요 매수주체로 부상한 기관과 연기금의 매매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들이 비중을 늘리는 종목들은 수급적인 안정감이 크기 때문에 현재처럼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선 수익률 방어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현재 국내 기관 투자자는 IT하드웨어, 무역, 음식료 등의 비중을 확대하는 중"이라며 "반도체·장비, 자동차 및 부품, 철강과 금속, 등은 매도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매수세가 유입되는 업종으로는 통신서비스, 음식료, 보험 등이 꼽힌다"며 "특히 통신서비스의 경우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배당확대 기대감이 더불어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관들이 순매수한 종목들은 네이버, 한국전력, SK하이닉스,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고려아연, 삼성화재, SK C&C, KT&G, LG, 현대백화점, SK텔레콤,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SK, KCC, 한국타이어, 삼성생명, 기업은행 등이었다.

기관 순매수 종목 가운데는 현대중공업, SK텔레콤 등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는 등 전반적인 기관장세가 펼쳐졌다는 지적이다.

기관들의 동향 변화와 함께 주목할 것은 해외변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 변화다. 시장 불안요인으로 부상했던 스코틀랜드 독립투표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나, 현지 여론조사 결과는 독립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에 대한 부담심리도 시장에 미리 반영되면서 부담이 많이 경감된 상태라 FOMC 이후에는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변수는 원유감산 가능성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앞으로 원유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인데,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내년부터 하루 산유량을 현재 3000만배럴에서 2950만배럴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른 유가상승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채산성이 다소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