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할땐 미드·퇴근엔 야구…언제어디서나 '모바일 비디오'

#직장까지 한 시간 이상이 걸리는 최씨(31·남)는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방송 뉴스를 본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어제 밤에 TV로 보던 영화를 이어보기 한다.


야구 광팬인 그는 밖에서 데이트를 하다가도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는 스마트폰으로 여자친구와 같이 스포츠 중계를 본다. 생방송 도중에 앞 장면을 돌려보거나 슬로모션으로 볼 수 있어 오히려 TV 보다 낫다.
바쁜 일로 지방에 계신 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할 때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기타 연주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낸다. 최씨는 스마트폰으로 문자나 음성 통화를 하기 보다는 영상물을 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

◇모바일 비디오 이용 2016년 25억명·온라인 시청 50% 차지 전망

다각도와 최대 3명까지 동시 촬영이 가능한 앵글스 앱/사진제공=SK텔레콤

모바일 비디오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휴대폰으로 TV와 영화를 보고, 동영상을 찍고 또 지인들과 공유한다. 애플이 휴대폰은 한 손에 들어와야 한다는 소신을 버리고 큰 화면의 아이폰6를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와 맞닿아 있다. 비디오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이용자들이 적정 크기의 화면을 원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디지털 비디오 플랫폼 업체인 우얄라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비디오 이용자의 수는 2011년 4억7000명에서 2016년에는 25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또 모바일 디바이스를 이용한 시청 시간은 2011년에서 2013년까지 8배 급증해 전체 온라인비디오 시청 시간의 2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에는 5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도 스마트폰 이용자의 80%가 넘는 사람들이 주 1회 이상 PC와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CJ헬로비전 (3,270원 ▲20 +0.62%)이 지난 8월 전국 17세~49세 스마트폰 이용자 11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84.5%가 주 1회 이상이라고 답했다. 주로 혼자 시청하는 경향이 컸으며 의외로 배터리나 데이터 손실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집에서 TV대용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손안에 1만3000편 콘텐츠·실시간으로 찍어 전송·돌려보고 천천히 보고

LG유플러스의 'LTE 생방송' 기능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찍어 TV로 보낼 수 있다./사진=LTE 생방송 광고 장면

모바일로 할 수 있는 비디오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의 보급률이 60%가 넘어 비디오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이동통신사 중 가장 공격적으로 비디오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아예 '비디오는 유플러스'라는 콘셉트를 잡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고객들의 LTE 사용량의 70%가 비디오 감상"이라며 "비디오 콘텐츠 사용에 대한 고객의 니즈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6월 출시한 '유플릭스 무비'는 월 7000원이면 영화와 미드, 해외 TV시리즈물 등 약 1만3000편의 주문형비디오(VOD)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모바일에서 뿐 아니라 PC와 TV(LG유플러스의 IPTV)로 이어보는 것도 가능하다.

LG유플러스 (9,680원 ▲130 +1.36%) 모바일IPTV(HDTV)의 경우 단순히 보는 차원을 뛰어 넘는다. 생방송 프로그램을 최대 2시간까지 돌려볼 수 있고, 0.5배속 재생도 가능해 중요 장면을 자세히 볼 수 있다. 가령 프로야구를 보다가 친구에게 모바일 메신저가 와서 홈런 장면을 놓쳤다면 생방송 다시보기를 하면 된다. 맞춤형 콘텐츠들도 속속 나온다. 1분~2분 가량의 인기영상을 모아 놓은 '대박영상' 코너는 출시 한 달 만에 조회 수 600만 건을 돌파했다.

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영상을 찍어 보낼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LTE 생방송'은 화질 1080P, 속도 5Mbps의 Full HD(고화질)급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찍어 안방의 TV까지 전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내년 초에는 전송자와 수신자가 기존 일대일 방식에서 최대 15명의 지인들에게 영상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부터는 전국의 IPTV(tvG) 가입자들이 한 서버에서 자신들이 찍은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예정이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에서 TV로 영상을 전달하는 것 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달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양한 각도·동시 촬영·편집, 전문 방송 카메라 넘어서

스마트폰의 촬영 기능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영화 한 편 만드는 일이 손쉬워졌다. 실제로 KT주최로 열리는 스마트폰국제영화제는 벌써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지난 15일 열린 '제 4회 올레 국제스마트폰영화제'에서는 약 1000여 작품이 출품됐으며 참여자의 나이가 10세에서 73세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다.

SK텔레콤 (50,700원 ▲400 +0.80%)이 만든 앵글스(Angles) 앱은 다양한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학생 대상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개발된 이 서비스는 여러 각도에서 촬영이 가능하고 영상을 조합해 더 현장감 있는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앱에서 주소록에 저장된 연락처나 근거리에 위치한 앵글스 사용자과 동시 촬영도 할 수 있다. '함께 촬영 초대' 메시지를 전송하면 메시지를 받은 사용자는 초대 팝업 수락을 통해 촬영 방에 조인 후 촬영을 같이 할 수 있다. 최대 3인이 각자 3분씩 촬영이 가능하다.

촬영 후에는 멀티뷰와 싱글뷰 옵션 선택 후 앵글스 서버로 촬영된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멀티뷰는 촬영된 4개의 영상을 스마트폰 화면을 4분할하는 방식으로 합성하고 싱글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4개의 영상이 순차적으로 반복되는 합성 방식이다. 합성된 동영상은 앱에서 스트리밍으로 재생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하면 된다. 계정당 1GB의 용량이 제공되고, 추가 계정을 등록하면 최대 21GB까지 가능하다.

이렇게 만든 동영상을 직접 올리고 또 영상물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도 늘어나고 있다. '유스트림'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방송할 수 있는 방송제작, 송출 서비스인 '생방송 프로덕션'이자 VOD 게시와 영상 열람 등을 할 수 있는 종합 멀티미디어 플랫폼이다.

'유스트림 코리아'는 미국 유스트림과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TV bank가 공동으로 만들었으며 현재 KT (33,650원 ▲50 +0.15%)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와 결합된 인터넷 생방송'으로 불리는 유스트림은 지난해 10월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싸이 서울스타일 콘서트'를 실시간 인터넷 생중계 해 동시접속자 13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